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4.02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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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오규원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많은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 팝콘처럼 팡 피어오른 벚꽃을 보겠다고 무심천에는 연방 사람들로 왁자합니다. 춘심이 분분하기는 꽃도 사람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봄바람에 살포시 내려앉는 꽃잎처럼 흔들리는 마음도 곁가지로 올려놓아 봅니다. 흔들리며 가는 계절이 무상하지 않은 것은 움틀 대는 내 안의 무언가가 꽃비처럼 내려앉기 때문입니다. 흔들림이 삶을 증명하는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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