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속으로(1)
풍경 속으로(1)
  • 김영미 <청원군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 승인 2014.03.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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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김영미 <청원군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그동안 철저히 비밀에 싸여 온갖 의혹과 수많은 추측이 난무했다. 4중의 경계 철책으로 보안이 철저했고 대통령이 머무르는 기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통제를 했던 곳, 바로 청남대다. 그래서 사람들은 호기심을 더했던 모양이다.

2003년 3월 17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소유권이 충북도로 이양되면서부터 청남대는 같은 해 4월 국민에게 개방되었고 1년 만에 관람객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1983년 6월 착공하여 그해 12월 준공이 된 대통령 전용 별장. 청남대는 54만평의 부지에 양어장, 대통령 집무실과 헬기장, 그리고 대통령 역사관과 골프장, 대통령 광장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천년 후 산 아래 물이차서 호수가 생기고 용이 물을 만나 승천하듯 이 지역이 국토의 중심이 되며, 임금 왕(王)자 지형으로 국왕이 머물게 되리라” 예언하였다고 한다. 예언대로 우리나라 다목적 댐인 대청댐이 생겨서 호수가 생겼고 국왕이 머무를 수 있는 대통령 별장이 들어선 곳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호반을 바라보며 청남대로 향하는 길은 시골의 향취가 깊게 묻어나는 소박한 길이다. 이곳의 가로수는 목백합이라고도 불리는 튤립나무다. 4~5월이면 녹색을 띤 노란색 꽃이 피는데 꽃 모양이 튤립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대통령 역사문화관이다. 이곳은 개방 전 경비대 군인들이 사용하던 막사이다. 1층은 지금 현재 관리사업소 사무실로 사용 중이고 2층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물품을 전시해 놓았다.

대통령들이 쓰던 물품을 보며 그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고 친근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또 당시 경호 군인들이 사용하던 물품 300여점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솔내음과 꽃향기를 마시며 본관으로 향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한껏 운치를 더해 준다. 본관 정문 앞에는 문의면 단합을 도모하는 주민 수와 같은 5800개의 돌을 쌓아 32개 마을의 이름을 새겨 넣은 돌탑이 있다. 청남대 주봉인 장군봉을 의미하는 돌탑이다.

본관으로 들어서면 잘 정돈된 반송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반송들 사이로 넓게 펼쳐진 헬기장. 본관에 다다르면 색다른 지붕 모양이 눈길을 끄는데 모임지붕이라고 해서 하나의 꼭짓점에서 여러 면으로 나뉘어져 시공된 형식의 국제적 양식이라고 한다. 1층은 로비 좌측으로 객실과 회의실이 있고 우측에는 접견실과 거실, 서재, 침실 등으로 되어 있다. 접견실의 의자를 자세히 보면 등받이에 봉황이 새겨져 있는 것과 무궁화가 새겨진 것이 있다. 봉황이 새겨진 의자에는 대통령이, 그리고 무궁화 새겨진 곳에는 영부인 앉았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설명을 거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양어장으로 가는 길에 만난 메타세콰이어 길은 양어장의 물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관람객들에게는 마음의 정화를 시켜주기에 충분한 힐링하기 좋은 길이 아닐까 싶다. 머리 위에서는 새들이 끊임없이 조잘거리고 들꽃들의 은은한 향취와 싱그런 풀냄새, 잠자는 나뭇잎을 흔들어 깨우는 바람소리. 그동안 무감각해져 있던 오감이 활짝 열릴 것 같은 순간이다.

청남대 산책로는 크게 6개로 나뉘고 또 서로 이어진다. 대통령 길은 테마로 만들어진 역대 대통령들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산책로다. 평소 존경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그 길을 걸으며 나만의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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