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노스탤지어
아날로그 노스탤지어
  •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 승인 2014.03.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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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낙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건축가>

오늘날의 정보화 산업 및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급진적인 발전은 과거의 발전 속도와는 비교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1세기 현대사회를 아톰(Atom)에 비유하여 비츠(Bits)로 표현하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얼마나 급속한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미래역사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을 통해 정보기술 혁명으로 이상적 문명을 정착시킬 것으로 확신했다.

마이크로 소프트(Micro Soft)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 그도 인터넷(internet)이 확산되면 웹(web)생활양식의 일상화가 보편화 될 것이고 정보기술에 의해 기업경영이나 소비생활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들의 말처럼 정보혁명은 자유를 만끽하고 개개인의 삶이 개선되어갈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가는 새로운 도구(道具,tool)와 기회를 주는 현실이 되었다. 반면에 정보화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량 속출되고 있다.

개개인 신상에 관한 인적자료 및 금융자료가 대량으로 유출되거나 공개되어져 개인의 사생활 침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출된 정보가 타인에 의해 불법적으로 이용될 경우 개인의 정신적 피해는 물론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이다.

요즘에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받는 수단이 핸드폰을 통한 메시지(message) 또는 인터넷의 전자메일(e-mail)로 대표된다. 디지털(Digital)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디지털에 의한 소통방식의 장점은 이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때고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통신매체의 의존도가 높아지면 직접적인 수평적 인간관계가 형성되기보다는 통신매체를 통한 접촉만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비인간적이고 냉정한 피상적(皮相的)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에 의한 소통은 차다.

사용되는 문자도 핸드폰의 경우 약어(略語)는 물론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도 않은 조어(造語)가 양산되어져 아무 거리낌 없이 통용되고 있다. 디지털에 의한 메시지, 메일은 손으로 써진 글이 아니라 자판에 의해 모니터에 띄어진 글이다.

통상적으로 우편을 통하여 소식을 주고받는 편지는 종이와 연필을 사용한 손(手)으로 써진 글이다. 아날로그(Analog)다.

아날로그편지에는 사람의 흔적이 배어 있다. 온기(溫氣)가 느껴져 따뜻하다. 침으로 우표붙이는 맛도 있다. 우표 모으는 재미도 있었다.

지구촌 모든 나라에서 발행되는 우표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경축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다양한 우표가 발행되면 이른 아침부터 우체국 앞에 길게 줄지어 서있는 우표 수집동호인(同好人,mania)의 정경(情景)도 낭만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도시의 거리 여기저기에 서있었던 빨강우체통도 어딘가로 가버렸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지난날의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아쉬움과 함께 그리움이 이어진다. 배달된 편지를 펼치면 기쁜 소식을 전해온 반가운 얼굴이 가깝게 다가온다. 아날로그편지에는 디지털에 없는 사람의 향기가 젖어있다.

엄지와 검지로 편지지(紙)를 넘길 때마다 묻어나는 손맛이 달콤하다. ‘아날로그’로의 향수(鄕愁,Nostalg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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