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도 스포츠인가?
사냥도 스포츠인가?
  •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 승인 2014.03.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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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교사 (청주금천중학교)

강릉에서 대구 왕뽈 찜을 먹으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누군가 들려 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사람이 꿩(실제로 꿩인지는 모르지만) 한 마리를 사냥했다. 정작 사냥을 한 본인은 꿩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 집에 가져다 주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꿩을 정성스럽게 요리하였고 사냥을 한 아들의 친구를 불렀다. 그리고는 꿩 요리 먹기를 권하였다. 그러나 꿩을 좋아하지 않는 사냥꾼은 먹기를 사양했다.

그러자 그 친구의 어머님이 “꿩을 잡았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게 아니냐? 먹지 않을 것을 왜 잡았느냐?”라고 하여 먹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친구의 어머니는 왜 그런 말을 하였을까?

여러 가지 벽화나 여러 유적을 통해 고대 인류는 들에서 나는 열매의 채취와 다른 짐승의 사냥을 통해 식생활을 해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농업과 목축, 수산업으로 채취와 수렵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사냥은 이어지고 있다. 북극을 탐험하는 유럽인들은 북극곰을 보는 대로 죽였다. 아문센만에서 할 일 없는 고래잡이 선장은 그저 심심풀이로 북극곰 35마리를 쏘기도 했다는 것이다.

스페인 국왕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곰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다음 사냥을 했다는 엽기적인 사건도 있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는 사냥이라는 이름으로 한해 수천 마리의 흑 곰, 수 십만 마리의 사슴이 희생되었다. 아프리카의 코끼리는 상아 때문에 수없이 죽어야 했다.

왜 그 많은 생명들이 죽어야 했을까?

그것은 서구인들의 자연관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에스키모인들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을 해야 했지만, 사냥은 죽은 동물에게 신세를 지는 일로 생각했다.

에스키모인들은 자연스러운 생명의 먹이사슬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온 것이다. 아마 우리 조상의 자연관도 에스키모인과 같지 않았을까?

친구의 어머님 말씀처럼 내가 필요해서, 내가 생존하기 위해서 사냥을 하였다면 죽은 동물이지만 감사하게 먹어야 하는 것이 우리 조상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은 서양 사람들이 먹지 않는 소뼈나 돼지뼈를 우려 사골국을 만들어 냈고, 서양 사람들이 그냥 버린 대구 머리를 맛깔스럽게 요리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어쩔 수 없이 생활을 위해 사냥을 하더라도 인간이라는 이유로 다른 동물을 지구상에서 몰아낼 권리는 없다.

더구나 오락이나 스포츠라는 명목으로 마구잡이 사냥을 하여 고귀한 생명을 빼앗는 일은 더더욱 안될 것이다. 곰과 코끼리, 코뿔소, 사자, 호랑이, 사슴 등이 인간과 평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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