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지 않기를
이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지 않기를
  • 반영억 주임신부 <음성 감곡매괴성모성당>
  • 승인 2014.02.2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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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반영억 주임신부 <음성 감곡매괴성모성당>

박근혜 대통령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혁신 3개년 계획담화를 발표하였다. 3년 뒤인 2017년까지 잠재 성장률 4%와 고용률 70%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였다. 창조경제, 규제완화, 혁신, 일자리확대, 비정상을 정상화, 심지어 한강의 기적을 외치면서 국민의 행복을 도모하겠다고 나섰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어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 나간다고 하니 환영 할만하다.

그러나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 공약한 지방 자치단체장 정당공천폐지, 기초연금지급 등 여러 정책들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해당 경력이 없으면 공공기관 수장이 될 수 없다고 천명한 정부가 당일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도덕성, 전문성, 혁신성을 갖추지 못한 인물을 대통령 측근이라고 해서 임명한다면 쇄신의 진정성을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선거공약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요란한 정책홍보에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앞에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세운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신뢰와 원칙을 강조하던 이미지는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이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은 편 가르기를 좋아해서, 어떤 사람이 자기편에 속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좋은 일을 해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나는 해도 되지만 너는 하면 안 된다.’는 특권의식이나, ‘우리는 되지만 너희는 안 된다.’는 편 가르기를 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무슨 일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국민의 행복을 위한다면서도 여야의 밥그릇 싸움을 하는듯한 모습은 국민에게 피로감만 누적시킨다.

남의 이목을 끄는 정책과 기득권을 유지하는 특권만을 내 세울 것이 아니라,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줄 수 있는 숨은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정책과 그런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명에나 특권은 봉사하기 위해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에게 개방되어 있는 사람이고 모든 이를 포용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적을 만들 것이 아니라 그를 받아들이고 그가 하는 좋은 일을 칭찬해 주는 넉넉함의 소유자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의 행복을 위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

성경을 보면,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참으로 국민을 섬기는 지도자들이 되기를, 약속에 충실하고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지도자 되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심판자의 자리에 우뚝 서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착각이다. 나도 틀릴 수 있다. 그러니 먼저 자신을 살펴야 한다. 기억하라! “언제나 너희의 삶으로 말하여라. 너희의 삶이 너희의 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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