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속 숨겨진 ‘말’을 찾아서
하늘 속 숨겨진 ‘말’을 찾아서
  •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 승인 2014.02.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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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방학이라는 단어만큼 행복을 주는 단어가 또 있을까? 학생들은 그동안 힘들었던 학교 수업을 잠시 뒤로 하고 가족 간의 화합 및 호연지기를 기르거나 그 동안 부족했던 공부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충하는 시간일 것이다. 교사들에게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나누어 주었던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이며 또한 자기 연찬을 위해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필자도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하는 연수에 참가하고자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와서 선진 교육시스템을 학습하는 중이다.

미국에 와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지만 여러모로 낯설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 다른 생김새의 사람들, 주변에서 들려오는 다른 언어들. 이국적인 건물과 풍경들이 주는 건 청주에 있는 아내와 16개월된 아들의 아빠라는 말을 그립게 만들었다.

연수프로그램을 마치고 문득 미국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 곳 시간으로 밤 9시쯤의 하늘에서 고향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마치 청주에서 본 하늘의 모습과 똑같은 밤하늘의 모습이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 지상의 이국적인 외로움과 밤하늘에서 고향의 포근함이 밀려오는 색다른 경험은 나에게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미국의 워싱턴 DC의 위도 약 북위 38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계절이 같으며, 또한 별자리도 같은 모습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밤 9시경 하늘을 보면 오리온자리가 거의 남쪽하늘에 떠있다.

오리온자리는 천문학교육에 대표적인 교보재이다. 일단 오리온자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태어난 오리온을 기리기 위한 자리이며, 오리온의 오른쪽 팔에 위치한 베텔게우스가 알파성(별자리 중 가장 밝은 별)이고, 오리온의 왼쪽 다리 부분에 위치한 리겔이 베타성(별자리 중 두 번째로 밝은 별)이다. 별은 표면온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보이게 되는데 대체로 표면온도가 낮으면 붉은 색, 온도가 높으면 푸른색을 띈다. 베텔게우스가 대표적인 붉은 색별이며 리겔이 푸른색별이다. 이런 색이 다르며 아주 밝은 별(1등성)로 우리 눈에 의해 구분되는 별은 오리온 자리이외에 몇 개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별자리는 오리온자리가 유일하다.

오리온자리에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연관된 오리온 벨트가 존재한다. 마치 오리온이 갑옷을 입고 허리쯤에 찬 벨트와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모두들 한번쯤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오리온자리의 오리온 벨트 아래로 희미하게 보이는 세별이 직선으로 연결된 부분이 보인다. 이 부분을 오리온의 검 부분에 해당하는 별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보면 올해의 띠에 해당하는 말이 숨어져 있다. 오리온의 검 부분의 별 중 가운데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아주 유명한 오리온 대 성운이 하늘로 날아가는 독수리처럼 기운을 뿜어내고 있으며, 바로 아래 부분에는 천문한 시간에 한번쯤 들어 보았을 말머리 성운이 존재한다.

미국에서 연수를 듣기위해 고향과 떨어져 있지만 밤하늘에서 고향을 느끼며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내가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가 외국에서 고향이 사무치도록 그리울 때 밤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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