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독감
감기와 독감
  •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4.02.0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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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바이러스 차이따라 분류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작년에 나온 영화 중에 ‘감기’라는 영화가 있다.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갑작스럽게 퍼져나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였고 결국 도시 하나를 폐쇄시켜야만 하는 상황까지 가는, 현실에서도 있음직한 스토리로 눈길을 모았다. 아마 2009년 세계를 휩쓴 신종플루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 듯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Flu’였다. 우리말로는 독감이 더 정확한 번역일 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기’라는 제목을 붙였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나타는 증상은 감기와 독감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구분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독감에 걸린 환자는 이번 감기가 참 독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초기 증상이 비슷할 수 있으나 감기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나을 수 있지만 독감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감기와 독감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그 병의 원인인 바이러스의 차이에 있다. 감기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바이러스는 라이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지만 2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감기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A형, B형, C형이 존재하고 이 중 A형과 B형이 독감을 일으키는데, 문제가 되는 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다. 언론에서 자주 나오는 H1N1, H1N5 등은 이 A형을 항원 종류에 따라 나눈 것으로 바이러스는 변종이 쉽게 생기기 때문에 이렇게 수많은 아형이 존재한다. 2009년의 신종플루는 A형 중 H1N1 바이러스였다.

이러한 바이러스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는 예후를 판단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인후도말검사를 통해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다. 48~7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단키트를 통해 독감에 대한 간이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단키트를 통한 간이검사는 양성 판정의 경우에는 신뢰도가 높으나, 음성 판정의 경우, 신뢰도가 낮아 음성으로 나온 경우라도 검진의사가 독감이라고 강력히 의심하는 경우에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독감을 치료한다고 알려진 타미플루는 감염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하기 때문이다. 48시간 이후 복용은 거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독감을 진단하고 약을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구역이나 구토, 두통 등은 매우 흔한 부작용이고 설사와 복통 등이 간혹 나타나기도 한다. 의식장애나 이상행동과 같은 정신신경장애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 하에서만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감기와 독감을 구분하기란 일반인들에게 요원한 일이다. 감기라고 생각했는데 2주가 지나도 잘 낫지 않는 경우, 고열이 심한 경우, 심한 두통, 복통, 설사, 구토, 호흡 곤란, 지속적인 기침, 귀의 통증 등은 감기가 아닌 다른 합병증이나 독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상세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독감을 진단받은 경우라도 치료제를 사용할 시간이 지난 경우가 많은데, 이 때부터는 병의 원인인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히 대처를 해야 한다. 독감의 증상은 바이러스가 일으킨 몸의 불균형과 부조화로 인해 나타난 증상이다.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몸 전체의 관점에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겨울 초입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많이 맞는다. 독감 예방 백신은 미리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를 예측해서 제조한 것으로 예측한 종류와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면 예방 효과가 없게 된다. 또한 계란 알레르기가 있거나 영아, 임신 초기, 고열이 있는 사람, 과거에 예방 주사로 신경학적 부작용이 있었던 사람들은 접종이 힘들다. 예방 접종을 하더라도 완벽히 독감을 막는 것은 힘들뿐더러 예방 접종 자체의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독감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면역력의 증강이다.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독감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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