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 후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눈이 내린 후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 승인 2014.02.0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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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학교가 무척 많이 변했고 계속 변하고 있다. 이제는 선생님이 학생들이 무섭다고 한다. 잘못을 야단치면 학생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대들기도 하고 경찰에 고발까지 하니 말이다. 선생님에게 성희롱도 하고 심지어는 손찌검도 한다는 기사가 신문을 자주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지금은 신문을 장식하지만 이대로 몇 년을 더 방치하게 된다면 앞으로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흔해지는 바람에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분명, 교실붕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이혼율이 급증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와 함께 대가족 제도가 붕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산업사회의 상징인 핵가족마저 붕괴되고 있다. 붕괴된 가정에서 자란 위기의 아이들이 대거 학교에 들어온 후 발생하는 교실붕괴 현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가출아동 10만명, 학업중단 청소년 20만명, 학교부적응 문제아 178만명이라고 한다. 이 많은 아이들이 폭력과 각종 문제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혼란기에 교육에 대한 실망은 곧바로 교육자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교육품질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높아만 가는데 교육현장은 점차 피폐해져 가고, 이념의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가고, 교사의 권위는 추락만 하고, 스승이란 단어가 점차 퇴색되고 말 것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희망이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려 학교에 오는 이유도 희망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자는 희망의 원천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교사는 있으되 스승은 없다’는 자조적인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 교사와 스승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흔히 스승은 학교 밖까지 책임을 지고, 선생님은 학교 안까지를 책임지지만, 교사는 자기교실만 책임지고, 강사는 자기 과목만 책임지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스승과 교사의 차이는 스승이 내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내 삶의 방향타 역할을 해주는 것에 반해 지식의 전달자에 불과하면 교사라고 불러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 어려운 혼란기에 교사가 학생들의 눈에 스승으로 보여야만 한다. 이제 우리 교육자들 모두 스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생각한다.

공자께서 ‘새하얀 눈이 내린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고 말씀하셨다. 신록이 무성할 때는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지 못하다가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에 눈이 쌓이면 비로소 소나무의 푸르름이 빛나는 것처럼 의기소침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스승의 길을 묵묵히 걷다보면 언젠가는 고행을 알아줄 날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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