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어디쯤 오고있니
얘들아, 어디쯤 오고있니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1.28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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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하루같이
타지 자식들 생각뿐

곧 만난다는 설렘에

눈·귀는 동구밖으로

명절이면 유난히 바빠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식을 둔 부모님이십니다. 바다로 떠난 연어가 고향을 찾아오듯 타지에 나간 자식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돌아오는 때가 명절이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몸이 먼저 압니다. 고개는 자꾸만 마을 동구 밖으로 향하고, 눈과 귀는 마을 길가에 먼저 닿아 있습니다. 부엌문이 닳도록 들락이시는 어머니의 두 손은 자식들 먹일 음식준비로 분주합니다.

이제는 당신들보다 훌쩍 커버린 자식들이건만 여전히 부모님 눈에는 어린 자식일 뿐입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는 건 아닌지 마을 길이 어둑해질 때까지 근심어린 눈길을 거두지 못합니다.

젊음과 멀어진 세월이 얼굴에 가득 주름져 있건만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은 하루하루 애간장이 녹아내립니다. 행여 끼니를 거를까, 행여 춥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늘 노심초사하십니다.  

먹고 사느라 빠듯하게 살아가는 자식들이 안쓰러워 보고 싶은 마음도 장아찌 항아리에 박듯 꾹꾹 눌러 담는 당신. 시루를 가득 채우며 올라오는 콩나물도 고르게 자랄 수 있도록 골고루 물을 내리시는 당신. 그래서 부모님에게 명절은 가슴 설레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만큼은 자식 그리운 마음을 한껏 들춰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웃음꽃이 절로 피어납니다. 오붓하게 자식들과 무릎을 맞대고 나란히 받는 밥상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머리 큰 자식들도 알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번 설에는 자식들이 그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제공=김운기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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