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1.22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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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이상국

겨울산에 가면
나무들의 밑둥에
동그랗게 자리가 나 있는 걸 볼 수 있다
자신의 숨결로 눈을 녹인 것이다
저들은 겨우내 땅속 깊은 곳에서 물을 퍼올려
몸을 덥히고 있었던 것이다
좀더 가까이 가보면
모든 나무들이
잎이 있던 자리마다 창을 내고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어디선가 “봄이다!”하는 소리만 났다 하면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겨울에 둘러싸인 달동네
멀리서 바라보면 고?仟� 같은 불빛도
다 그런 것이다

 

※ 겨울 찬 바람을 무서운 시어머니 같다고 하지요. 몸을 바짝 얼게 만드는 것이 며느리의 처지에서 보면 엄한 시어머니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산과 들, 나무와 대지를 얼어붙게 하는 겨울이지만 그렇다고 겨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차가움을 녹이는 온기는 겨울 안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나무 밑동과 가지 끝, 바람결, 볕 자락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 사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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