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 있으니(1)-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 있으니(1)-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 박숙희 <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
  • 승인 2014.01.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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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박숙희 <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

‘직지’는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에 간행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다. 원래의 책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인데 이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직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듯 해도 정작 그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해선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점에서 ‘직지’에 담긴 의미를 함께 알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일 수 있겠다. 또한 책의 내용이 불교 경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알기 쉽게 이해하고 음미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 될 듯하다.

직지는 7불과 6조 대사 등 33조사(祖師)와 그 밖의 유명한 조사들의 법문을 수록하고 있다. 그런 만큼 분량과 이해 등이 간단치가 않다. 여기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내용별로 나누어 글을 연재하도록 하겠다. 더불어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암사 주지 각성 스님의 직지 번역 및 강해(198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행복과 관련한 글들은 직지 곳곳에서 모습을 보인다. 아래는 직지 하권 15장에 나오는 말이다.

신라 대령선사(大領禪師)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일체처가 청정한 것이 바로 어떤 것입니까?”

대령선사가 답하였다.

“옥의 가지를 자르매 조각조각마다 보배이고, 전단나무를 쪼개매 조각조각마다 다 향기롭다.”

대령선사는 또 게송으로 답하였다.

“하늘과 땅이 모두 이 황금의 나라요, 우주만유가 청정하고 묘한 몸을 온전히 나타냄이로다.”

위 글은 청정한 세상은 별도의 이상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청정한 곳임을 말한다. 역시 행복의 파랑새는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파랑새를 찾고 가슴에 품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령선사의 말을 빌면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자기 자신이 청정해야 세상 역시 청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을 제대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과 더불얼 살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셈이다. 이런 사람은 가급적 세상을 맑은 눈으로 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남과의 화합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함께 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 역시 맑을 것이고, 이해타산이 많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 역시 흐리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세상을 사사롭게 사는 사람들의 눈에 황금은 돌이 아니라 여전히 황금이다.

그러나 그들이 애써 추구하고 소유하려는 행복은 행복을 가져다 주기보다는 오히려 불행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너나없이 바쁜 일상 속이지만 대령선사의 말에 왜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한 번쯤 되돌아 보아야 할 이유다.

※ 필진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 문학석사. 문학저널과 한국아동문학연구회, 동시와 동화로 문학상 수상. 건국대학교 동화와 번역연구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청주문인협회 등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충북지회장. 청주시 1인1책 펴내기 지도 강사, 청주시문화관광해설사. 저서로는 동시집 <꼬마점쟁이>, <직지일기장> 동화집 <꽃들의 수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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