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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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9.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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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청주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
이 종 찬 <충북육상경기연맹 전무/ 앙성중 교장>

지난주 우리 지역에서 충청타임즈사가 주최하는 2006 충주~청주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마라톤 꿈나무에서부터 일반부 선수들까지 각 시·군을 대표해 참가한 선수들이 열띤 기량경쟁을 벌였다. 해마다 대회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감회가 새롭다.

고사성어에 '路一步一步地走 坡一個一個地爬(노일보일보지주 파일개일개지파)'라는 말이 있다. 이 고사성어를 풀어보면 '언덕 하나씩 오르다보면 산 정상'에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선수로, 또 지도자로 느껴온 이 대회의 역사와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마라톤이 흔히 우리의 인생에 비유되듯 숱한 우여곡절속에서 자신을 이겨가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과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충주~청주간 시·군대항역전마라톤 대회는 그동안 몇차례 중단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현재까지 꿋꿋하게 우수신인선수 발굴의 무대로서 성장해왔다. 이 대회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때 중단되었던 대회를 충청일보사가 다시 시작하면서 우수선수를 배출해왔고, 또 말할 수 없는 사정으로 중단위기에 처했으나 충청타임즈사가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다시 잇고 있다. 40여성상을 굳건히 지켜오면서 우리 도의 마라톤선수발굴의 산실 역할을 해온 이 대회만은 지속돼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대회다.

학창시절과 실업팀을 거치는 동안 마라톤선수로 뛰었고, 육상지도자로서 오늘날까지 살아온 나는 대회를 주최하는 충청타임즈사에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느끼는 바 크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하여 많은 신인선수를 발굴함은 물론 풍성한 기록수립으로 내실있는 대회였다는 평가와 발굴한 신인선수들의 지속적인 지도육성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나는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충주~청주간 마라톤대회와 육상인생을 함께 시작했다. 음성이 고향인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를 따라 큰댁을 찾아가던 중 난생처음 마라톤 대회를 만날 수 있었다. 지프차에 펄럭이는 깃대를 꽂은 자동차 행렬, 뿌옇게 먼지가 나는 자갈길을 선수들이 가슴에 저마다 시·군을 나타내는 마크를 달고 앞다투어 달리는 모습에 그만 매료되고 말았다. 정말 그 선수들이 부러웠고, "나도 저 선수들처럼 될 수 있을까"하면서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시골에서 남의 눈을 피해 밤에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2년 후인 1964월 4월 마침내 음성군 대표로 출전하여 음성~보천 구간을 달리는 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중 2때 고교 및 일반부 선수와 싸워 10명중 4번째로 바통을 넘겨 준 것이 내 육상인생의 시작이었다.

충주~청주간 마라톤대회는 처음에는 충주~달천~주덕~음성~보천~도안~증평~내수~청주까지 모두 8개 소구간으로 나누어져 중·고·일반이 구분없이 경기를 하였다.

그 후 남초, 여초, 남중, 여중(학생부 교육감기)과 고교, 대학, 일반(도지사기)부가 학생부, 일반부 구간을 세분하여 경기를 벌여왔다. 이를 통하여 신인 발굴과 우수선수 육성이라는 두 가지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근 수년간 우리 도의 마라톤은 명실공히 전국 최강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목포~서울간 경호역전 마라톤 2연패,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 7연패, 전국체전 마라톤 종합우승 등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데는 분명 이 대회가 원동력되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도 이 대회가 더욱 발전하고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는 우수선수들이 꾸준히 발굴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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