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된 욕망 무의식 대변 인형의 발견
억압된 욕망 무의식 대변 인형의 발견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1.14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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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
새달 14일까지 ‘人+形’전

임성수·전상용 등 5명 참여

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에서는 인간과 인형을 배치한 ‘人+形’ 전을 오는 2월 14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선보인다.

‘人+形’ 전은 5명의 현대작가 김태헌, 이사라, 임성수, 전상용, 천성명씨가 참여해 한국의 전통 상여를 장식하는 목각인형(木人)을 통해 원초적인 시원과 맞닿아있는 미술의 원점을 되짚어보며 다양한 인간의 형상을 회화와 조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는 것은 인형이다. 인형은 인간을 가장 닮아 있음으로써 인간의 억압된 욕망과 무의식을 대변하기 위한 존재라는데 착안했다.

김태헌 작가는 옛날 가구를 활용해 물건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오브제를 이용한 유희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삶과 놀이, 예술의 관계를 삶의 유희 자체로 생각하며 장난감들과 관계시켜 인간의 형상을 유도한다.

이사라 작가는 유년시절의 순수했던 꿈과 행복을 인형을 통해 표현한다.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고민까지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존재를 인형으로 삼아 자신의 정체성과 내면을 이야기한다.

임성수 작가는 인간의 욕망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인형으로 고발한다. 만화적인 캐릭터 혹은 인 남은 흔적인 형상을 재료 삼아 자신 내부의 잠재된 욕망을 표현한다.

전상용 작가는 현실 속 인물들을 신화적 존재들과 결합시킨다. 힌두교에서 파괴와 창조의 우주적 춤을 추는 ‘시바신’을 주변인과 동일시하는 등 대상을 하나로 보여준다.  천성명 작가는 자신의 얼굴을 바탕으로 한 인물 조각을 연극적인 전개로 들어내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게 한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상처 입은 우리 자신이자 우리 주변의 인물들이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은 연민과 동질감, 친근감으로 대변되는 인형들로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표현한다.

스페이스 몸 미술관 관계자는 “서민들의 장례 문화의 하나로 상여에 장식했던 나무 인형, 목인(木人)은 전통 장례와 함께 잊혀졌던 화려하고 독특한 전통 예술로, 죽은 사람들의 마지막 길동무이다”며 “먼 길을 떠나는 망자의 하늘길을 지켜주고, 때론 즐거운 몸짓으로 이별의 슬픔을 달래주는 갖가지 표정의 나무 인형들은 이름 없는 목수와 장인들이 빚어 낸 단순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조각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박함 속에 우리의 해학적인 표정과 전통적인 색감, 조형적 미감은 당대의 미의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무엇보다 민간의 생활 면면을 반영해 인간 삶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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