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Space A, 존재에 대한 물음 담아"
"자화상·Space A, 존재에 대한 물음 담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01.14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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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홍 도예가 4년만에 개인전 개최
20일까지 충북문화관 숲속 갤러리서

공간 관련 오브제·생활자기 작품 선봬

대청호에 둥지를 틀고 도자 작업을 해온 유재홍 도예가가 충북문화관 숲 속 갤러리에서 20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The Other Side Of’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4년 만에 갖는 유 도예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으로 공간에 대한 오브제 작품과 생활자기 작품을 선보인다.

오브제 작품은 ‘세상 밖에 있는 자아의 모습’과 ‘존재에 대한 성찰’로 표현됐다.

자화상은 다양한 모습의 인간 군상을 그리고 있다. 형상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긴 목의 도자기나 주름진 형태의 도자는 고뇌하고 삶에 찌든 인간의 모습이다.

Space A 시리즈는 철학적 관점의 작품이다. 많은 생각을 하나의 방으로 표현한 작품은 공간에 대한 본질적 물음으로 인간이 자아의 방을 찾아가며 느끼는 감정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했다. 하룻밤에도 무수한 생각을 쌓았다 무너뜨리는 정신의 세계를 작가는 공간으로 표현해 보여준다.

유 작가는 “이번 오브제 작품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의 연장선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뒤집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며 “자화상이나 Space A 시리즈는 존재에 대한 물음이며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도자기에 조소적 기법이 어우러진 작품과 더불어 유 작가의 작품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색채다. 붉은빛이 돌면서도 투명한 빛을 발하는 작품들은 보이지 않는 도예가의 땀이 배어 있다.

유 작가는 “지난 한 해 동안 작품만 했다. 그래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진사유로 다양한 빛을 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며 “작업의 결과물에 유쾌, 상쾌, 통쾌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유약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는 진사유로 색을 내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오랫동안 불을 때고 기다리는 지구력을 요한다. 결국, 많이 작업해야 한다”고 들려줬다.

공예의 창의적 미를 추구하면서도 파격 미를 보여주는 유 작가는 일반적이고 고정된 관념의 틀을 벗어난다. 이는 생활자기에서 두드러진다. 납작한 주전자, 네모난 컵, 목이 긴 주전자들은 소소하게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양한 생활자기는 전시장에서 판매도 할 예정이다.

“생활자기는 작가들에게는 생활의 방편이 되기도 한다”는 유 작가는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틀을 만들어 형태를 만들고 다시 잇는 방식으로 만든 자기들은 또 다른 의미에서 오브제와 같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12월 서울전시를 앞둔 만큼 작업도 많이 하고 청주에서 한 번 더 전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작가의 오랜 작업과 고민 속에 탄생한 이번 작품들은 예전 작품보다 한층 더 진보되고 생각의 깊이가 더 많이 느껴진다. 생활 철학이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손명희 충북문화관 큐레이터는 “이번 작품은 기존에 해왔던 평판토를 오리고 붙여 골판지 박스로 형상화며 추상적 미를 통해 획일화된 현대사회의 구조를 역설적으로 추구했던 작업에서 벗어나 있다”며 “현대사회를 사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자아탐구에 대한 내적인 이야기를 심도있게 풀어내며 도예가 지닌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며 실용공예를 떠난 창의적 조형으로서의 미적 감상을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유재홍 도예가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개인전과 그룹전, 아트페어 전 등에 참여해 작품을 선보여왔다. 현재 청원군 문의에서 무늬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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