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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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9.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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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눈병 이야기
고 길 환 원장 <천리안 안과>

아폴로 눈병(급성 출혈성결막염)이 급증하고 있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착륙을 성공시킨 해인 1969년 아프리카 가나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아폴로 우주선이 지구 귀환시 달에서 묻혀온 미생물이 원인일지 모른다 하여 '아폴로 눈병'이라는 닉네임이 붙여졌다. 이후 엔테로바이러스와 콕사키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고온다습하며 조·석간 기온차이가 생겨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8월 중순 이후 많이 발생한다. 이외에 급성 유행성결막염이나 인두결막염 등도 유행하는 눈병이다. 눈의 흰자위에 해당하는 결막이나 검은 동자인 각막은 해부학적 특성상 외부에 노출돼 있고 약한 점막조직으로 바이러스나 세균 번식에 알맞은 조건을 갖춰 염증이 잘 생긴다.

전염성 눈병에 걸리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3주까지 고생한다.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2차 감염, 각막혼탁 등으로 시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눈병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감염되기 쉬우며, 접촉에 의해 발생한다. 눈병이 생기면 눈물과 눈곱이 많이 나며 이 눈물과 눈곱 속에는 눈병 바이러스가 많이 증식돼 있다. 눈병 환자가 눈을 만지면 눈물이 손에 묻고, 그 손으로 사물을 만지면 물건에 눈물이 묻는다. 또 다른 사람이 만진 후 눈을 비비면 바이러스가 옮겨진다.

매일 수십 명의 눈병 환자를 대하는 안과의사들이 눈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진료 후 항상 손을 씻기 때문이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밤엔 무의식적으로 눈을 만지는 경우가 많아 취침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 세척 시 손톱 밑, 손가락 사이도 신경써서 씻어야 한다. 눈을 깨끗이 세척한다고 소금물, 생리식염수를 넣는 경우는 오히려 오염의 우려가 있다.

가족 중 환자가 있다면 수건, 세면대, 비누, 컵, 베개, 이불 등 눈물이 묻을 수 있는 물건들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눈병바이러스는 열이나 자외선에 약하므로 햇볕이 좋은 날에는 환자가 사용한 침구류를 일광소독을 시키고 가능하면 삶는 것이 좋다. 아직 예방약물은 없으며, 환자가 사용하던 안약은 이미 오염돼 있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된다. 안약을 함부로 넣지 말고 충분한 휴식, 영양섭취를 하고 음주, 과로를 피하고 면역성을 키워야 한다. 안대는 오히려 세균을 증식시키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부종이나 통증이 심할 때는 냉온찜질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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