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시작하며
한 해를 시작하며
  •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4.01.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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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갑오년(甲午年) 새 해가 밝았습니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빌었을 것입니다.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죽은 나뭇가지와 같습니다. 죽은 나무 가지는 새 봄이 와도 잎을 피우지 못합니다. 꿈과 희망을 안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소통과 화합으로 공익과 신뢰가 우선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갑오년, 새해에는 달리는 말처럼 이 나라의 경제가 약진(躍進)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원불교 경산(耕山) 종법사님은 희망찬 새 해를 맞아 ‘사람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길’을 신년 법문으로 밝혀주셨습니다.

첫째, 여유(餘裕), 넉넉한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야 필요한 물건을 넣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텅 비워야 고요와 안정(安靜)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원불교에서는 넉넉한 마음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정신(精神)을 수양(修養)하도록 가르칩니다. 걸리고 막힘이 없는 그 마음이 여유를 얻게 합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마음의 여유로움이 곧 행복입니다. 여유로운 마음은 부처님의 마음이며 평화와 행복으로 가는 바르고 빠른 길입니다.

둘째, 심사(深思), 깊은 지혜를 닦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배우기를 좋아해야 합니다. 원불교 교조(敎祖) 소태산 대종사(1891-1943)님은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을 잘 배우는 사람으로, 가르칠 줄 모르는 사람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돌리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사생(四生)중 사람이 된 이상 배우기를 좋아할 것이며, 지식 있는 사람이 지식 있다함으로써 그 배움을 놓지 말라고 하여 배우고 가르침의 소중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모르는 것을 배워 알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배우고 가르치고 생각하는 데 지혜를 밝히는 길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음덕(陰德), 남모르게 베푸는 덕행을 쌓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음덕이란 가진 것을 나누고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약자입니다. 남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의 기쁨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이 됩니다. 이것이 변함없는 인과(因果)의 이치입니다. 남을 위해 널리 덕을 베풀되 베풀었다는 상(相)이 없어야 합니다. 덕을 베푸는 일보다 상 없는 마음을 갖기가 더 어렵습니다. 마음 가운데 상이 없어야 무상(無上)의 공덕(功德)이 될 것입니다. 희망찬 갑오년 새 해를 맞아 마음에 여유를 갖고, 깊은 지혜를 닦으며, 숨은 공덕을 많이 쌓으시기를 기원합니다.

※ 2014년 종교칼럼 필진으로는 조원오 충북교구장, 유길상 청주금천제일교회 담임목사, 반영억 신부(청원노인복지회관 관장)가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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