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개방과 주민복지 증진
학교시설개방과 주민복지 증진
  •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3.12.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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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먼동 터오는 새벽에 홀가분한 고적(孤寂)을 한껏 즐기면서 아침 테니스 운동을 하러 창신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섰다. 냉기(冷氣)어린 알싸한 찬바람이 교정을 휩쓸고 있었다. 학교 3층 본관 건물 윗부분 흰 벽에 진한 남색으로「희망과 용기를 주는 창신 교육」이라 큼직하게 쓰여진 교육 슬로건이 먼저 눈에 띄는데, 벌써 교정은 잠에서 깨어나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독일병정 같이 앞뒤로 팔을 힘차게 움직이면서 운동장 트랙을 열심히 돌고 있는 아줌마들이 행렬을 이루고 있고, 운동장 끝부분에 설치된 철봉대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겹게 매달려 몸을 비틀고 있었다. 원색의 아름다운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는 조기 축구팀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테니스장으로 들어서니 먼저 온 회원들이 웃음꽃을 피우면서 왁시글거리고 있었다.

어느덧 늘어선 아파트 숲 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게 비쳐오고, 넓은 교정은 더욱 활기를 찾고 있었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많은 지역 주민들이 매일 같이 학교의 각 시설을 이용하면서 즐기고 있다. 다시 말하면 지역주민들은 생활체육활동을 통하여 복지증진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초·중등 교육법 제11조(학교시설 등의 이용)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학교교육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학교의 장의 결정에 따라 국립학교의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공립·사립학교의 시설 등은 시·도의 교육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근거에 따라 현재 많은 학교시설은 교육활동과 재산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주민에게 개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법의 근본 취지는 학교시설을 적극 개방하도록 하여 지역주민들의 생활체육활동과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또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교육의 기본에 충실히 임하고자 함이다. 다시 말하면 교육의 지역화, 사회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이러한 교육시설의 개방화는 본래 추구하였던 취지에 잘 부합하여 큰 성과를 올리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많은 마찰음을 내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 책임자인 학교장의 학교와 지역사회 관계 관리에 대한 무책임, 무관심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학교장의 학교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은 교육과정 및 교수관리, 인적자원관리, 전문성 개발 관리, 행.재정업무관리, 시설관리 등 학교의 교육력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학교-지역사회 관계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음이 또한 사실이다.

창신초등학교는 일찍부터 역대 학교장이 학교시설 개방화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이용에 관심을 기울여 준 덕택에 왕성한 생활체육활동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금년 3월에 부임해 오신 임홍빈 교장 선생님께서는 더욱 관심과 배려를 기울이시고 있다. 일찍 출근하여 교정을 둘러보시면서 주민들의 생활체육활동을 눈여겨보시고 필요한 시설들을 확충해 주시고 있다. 이 학교는 충청북도에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자랑스러운 여자 정구 팀을 육성하고 있다. 가끔씩 테니스장에도 나오셔서 필요한 시설을 확충해 주신다. 학생들의 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테니스장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천수회원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들의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이 다니는 이 학교는 바로 「우리 학교」다. 지역 주민들의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 고취는 학교 발전에도 바람직한 성과를 거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래사회는 교육에서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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