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상적 공간 투명하게 풀어놓다
인간의 이상적 공간 투명하게 풀어놓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12.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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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가 조근영씨 20일까지 갤러리 청주서 개인전
“작품에서 보여주는 공간은 일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이상적인 공간을 말합니다. 가고 싶었던 곳이나 그리운 곳과 같은 공간을 표현한 것이죠.”

수채화가 조근영씨가 20번째 개인전을 오는 20일까지 갤러리청주에 열고 있다.

‘또 다른 공간’이란 주제로 선보이는 작품들은 수채화 기법과 서양화 기법이 혼합되며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창조해내고 있다. 어두운 바탕 속에 투명하게 올려진 사물들은 수채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감흥을 준다. 개인전 20회 동안 전시해온 작품은 공간에 대한 시리즈로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전시한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 30여 점도 공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큰 축을 이룬다.

조 작가는 “작품 속 여성은 태어난 곳이란 의미에서의 모태 공간이고 양귀비꽃은 아름다우면서도 독성을 지닌 특성이 있는 위험한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나만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의 욕망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수채화가로 맥을 잇는 조 작가는 그동안의 수채화에 대한 교육이 잘못되어 있다고 말한다.  

조 작가는 “미술도 입시교육으로 전환하다 보니 기본보다는 기술만 익히는 양상이 있다”며 “투명하고 가벼운 장르의 그림이 아니라 전문작가로 입문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수채화”라고 강조했다.

수채화와 유화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작품 성향에 따라 달리 표현함으로써 사실적인 구상 회화의 영역을 확장해 인간, 자연, 삶을 그려내고 있다. 유화로 어둡게 그린 작품에서도 투명함이 빛난다. 빛이 투영되듯 사물에 올려져 따뜻하다. 수채화와 서양화의 오묘한 조화에선 작가의 연륜이 묻어난다.  

조 작가는 초등학교 때부터 화가가 꿈이었다고 한다. 30대에 초대작가가 되어 지금까지 전시회를 개최한 것만 해도 500회가 넘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으니 평생 직업이 화가인 셈이다. 그런데도 할수록 어렵다고 말한다.

조 작가는 “작업은 주로 새벽에 한다. 조용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작업하는 일은 고통이면서도 희열의 순간이기에 행복하다”며 “옛 어른들의 말처럼 그림을 그릴수록 어렵고 두렵다”고 들려줬다.

또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라면 그동안 캔버스를 채우는 작업에서 점차 빼고 비우는 작업으로 함축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조동균 평론가는 “작가는 오랜 기간 다루어 왔던 물의 매질이 갖는 특별함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며 자신의 생각을 화면에 투사해 나가는 과정에서 물은 매개재료가 아니라 이미 화면의 본질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근영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이사, 충북미술대전초대작가, 충북수채화협회 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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