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정원에 찾아온 봄, 평생학습관 분관
거인의 정원에 찾아온 봄, 평생학습관 분관
  • 권성옥 <청주시평생학습관 운영담당>
  • 승인 2013.12.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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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권성옥 <청주시평생학습관 운영담당>

과거 청주시 개신동에는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라는 곳이 있었다. 기무사는 일반인의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었다. 마치 동화 속 키다리 아저씨의 성처럼 높은 담장에 철조망이 둘러싸여 있고 군인들의 철통같은 경비 속에 시민들의 출입은 물론 정문으로 이어진 골목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그러던 곳에 최근 청주시가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개방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쉼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연병장으로 쓰이던 곳에는 배티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친화공원을 만들고, 기무사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평생학습관 분관으로 거듭났다.

배티공원에 조성된 공원길에는 여성과 장애인들의 유모차와 휠체어 등이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턱을 없앴다. 배수구 등도 하이힐이 빠지지 않도록 설계하고, 공원의 나무들도 연산홍, 백일홍, 단풍나무 등 여성성향의 수종으로 조경했다. 지난 4월과 8월에는 이곳에서 사생대회 등 야외음악회가 열려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청주시평생학습관 분관으로 거듭난 옛 기무사 건물도 리모델링을 통해 여자 화장실을 늘리고 핑크빛 주차선 표시로 여성전용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여성친화적인 건물로 탈바꿈했다.

건물 1층에는 어린이 놀이방과 북카페를 만들어 어린이들과 시민들의 공간으로 꾸몄다. 2층에는 양재실과 제과제빵실, 요리실, 그리고 지하에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하는 예술놀이 체험실인 ‘쿤스트 맘&차일드’와 배움·나눔·성장의 동아리실, 연주 공연실이 꾸며져 있다.

이들 시설 중 특히 인기가 있는 곳은 1층에 마련된 북카페다. 원가 수준에 판매되는 1000원짜리 커피와 아이들이 배를 깔고 책을 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인기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스터디그룹을 할 수도 있고, 미리 신청하면 별도 공간을 확보해 소그룹단위 모임도 할 수 있어 더 인기가 많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만다라 그리기는 북카페에서 가장 자랑하는 인기 강좌다. 원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도형을 색칠함으로써 시간도 잘 가고 마음도 편안해 져서 좋다고 한다. 가족단위로 와서 만다라를 그려 전시해 놓기도 한다.

이곳은 시민들 누구나 찾아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며, 인근 동네 아이들과 시민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또 이곳 카페에서는 1년 6개월 이내에 발간된 신간도서를 가져오면 책값의 50%를 돌려주는 ‘북리펀드리’를 운영하고 있어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다.

청주시평생학습관 분관은 이밖에도 22개의 강좌에 54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더 유익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과 함께 배티마실 행복학습콘서트도 열고, 아이와 엄마가 함께 참여하는 이벤트 및 체험장도 올해보다 더 풍성하게 준비한다. 세계사나 역사, 또는 과학관련 동화책도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만화도서로 구입할 계획이다.

그리고 과거 군사적 용도로 창설된 기무사, 이름만 들어도 위압감이 느껴지던 군사시설의 하나였던 옛 기무사 부지가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청주시평생학습관에서는 이곳 분관을 더욱 정감어린 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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