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눈사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12.11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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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권혁웅



눈사람은 온 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토록 빨리 녹는 것이다

흔적도 안 남는 것이다



※ 급작스럽게 내린 눈에도 골목에 눈사람이 만들어졌습니다. 둥글둥글 뭉쳐 올린 눈덩이가 사람이 됩니다. 크거나 작거나 상관없습니다. 눈이 삐뚤어져도 입이 일자여도 상관없습니다. 작은 천사의 손길로 빚은 눈사람은 그 모습만으로도 따뜻합니다. 가슴과 가슴이 닿아 눈사람이 되니 순백의 마음은 더 환합니다. 그렇게 눈사람이 되어 바라보는 세상은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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