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쟁력 : 싸이-대장금-김장
문화 경쟁력 : 싸이-대장금-김장
  • 강상무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승인 2013.12.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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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상무 <청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

지난주 우리나라의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가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측은 ‘한국인의 김장이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였고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아리랑, 판소리, 강강술래에 이어 총 16건에 이르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글로벌 시대의 인재양성을 지향하는 외국어고등학교에 재직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우수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긴 겨울동안 부족한 채소를 저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김치를 담갔다. 김치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 만큼 담그는 방법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맛 또한 다양하다. 저장 방법이 발달한 요즘에는 사시사철 김치를 맛볼 수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골이나 도회지에서 김장을 하는 일은 그해 겨울맞이의 첫 번째 일이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김치의 글로벌화를 통한 또 하나의 한류 명품을 기대해 본다.

지난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와 ‘말춤’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종종 통기타 반주에 노래를 부르며 여유시간을 보내는 필자에게는 한류 스타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가수 싸이의 활약상을 보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이었다. 세계적 톱가수 마돈나와의 공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도 무척 흥미로웠다. 싸이는 지난 4월에 미국 CBS방송의 초청객 자격으로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단 연례만찬에 참석하여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과의 인연도 과시하였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계 유명인사가 참석하는 미국 언론계의 대표적 사교행사중의 하나인 백악관 기자단 연례만찬에 참석한 것을 보면 싸이의 인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환담 자리에서 싸이의 ‘말춤’을 두 딸에게서 배운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연한 싸이는, 올해 5월에도 세계 일류 대학인 미국의 하버드대학에서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하버드대 강연은 200명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4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800명이 수용 가능한 공간으로 변경하여 진행되었다니 싸이의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대장금’은 천민 출신의 의녀 장금이 임금의 주치의까지 오르는 과정을 담은 TV 드라마이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이 드라마가 10여년간 87개국에 수출돼 130억원의 수입을 거두고 100여 개국 30억명이 시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오늘날 한국의 대중문화를 널리 알린 민간 외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 듯하니 대견스러운 일이다. 이란과 스리랑카에서는 90%이상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니 ‘대장금’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문화융성’은 ‘경제부흥, 국민행복, 평화통일 기반구축’과 함께 현 정부 국정 4대 기조중의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한류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라고 국정기조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역시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고 승부처는 바로 문화산업이다’라고 설파하며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김장’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전통문화를 더욱 계승 발전시켜 세계 속의 문화로 키워나가는 문화 교육과 문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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