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의 만종(晩鐘)이 주는 교훈
밀레의 만종(晩鐘)이 주는 교훈
  •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3.12.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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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친구가 보내준 세계 명화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배달되었다. 그 중에서 내 눈을 떼어놓을 수 없게 오래 붙들고 있는 명화는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가 그린 '만종(晩鐘)'이었다. 젊었을 적에는 무심히 보아 넘겼던 이 명화가 요즈음에는 볼 때마다 가슴에 감동을 주는 신비스러움을 불러 일으켜 주고 있다.

하루 종일 일을 하다가 노을빛에 물든 들판으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에 일어서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소박한 농촌 부부의 모습이 경건하기 이를 데 없다. 발밑에는 감자바구니가 보이고, 그 옆으로는 지금 막 캐어놓은 감자가 흩어져 있다. 그리고 조금 전 까지 작업하던 쇠스랑이 땅에 꽂혀 있다. 저 멀리 교회당이 아스라이 보이고, 그 교회당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노을빛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 거기에는 거룩하고 자비로우며 장엄한 신비의 세계가 하늘과 땅에 가득 펼쳐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고개 숙여 기도드리고 있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가히 프랑스가 자랑하는 명화로 평가 받음에 손색이 없다고 느껴진다.

이 명화를 오래 보고 있노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테살로니카 전서 5장 16-18절)」이다. 저녁 종소리에 기도를 드리고 있는 농부 내외의 행색으로 보아 바르비종의 가난한 농부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 표정에서 삶의 고단함에 대한 비관적인 기색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삶에 충실한 근면성만 보이고 있다. 그것은 처해진 환경의 삶에 만족하면서 기쁨을 찾고 있음이 아닐까? 또 기도는 맑은 마음을 주고, 맑은 마음은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그 농부들은 그 경건한 기도로 매일 하느님을 뵙고 있지 않았을까? 원망과 불평은 불행만을 가져올 뿐이고 감사는 행복을 불러온다는 진리를 이들 농부들은 이미 깨닫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저녁 기도를 드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로써 그들은 하느님의 은총 속에 행복을 느끼고 있지 않았을까? 거기에다 평화로운 전원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유혹까지 발휘하고 있었다. 이것이 요즈음 밀레의 그림 '만종'에 대한 나의 솔직한 감상이다.

혹자는 이 그림에 숨겨진 슬픈 비화가 있다는 설도 주장하지만 나는 애써 외면하고 싶을 뿐이다. 왜냐하면, 예술은 감동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지금 그대로의 가치를 고양하면서 감상함으로써 예술의 위대한 힘을 만끽한다면, 그로써 충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위대한 예술가 밀레는 이 한 장의 명화, '만종'에서 내가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지표를 다 가르쳐 주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지표는 앞의 성경 구절인 「언제나 기뻐하면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살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작은 일에 정성을 들이고 내 처지를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작으나마 기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영혼의 안식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리라.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해 나가야만 할 뿐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활화 되도록 또한 노력해야 하리라. 우리는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의 은혜를 어느 한 순간도 받지 않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 감사하면서 사는 삶은 언제나 행복을 불러들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작은 일에 정성을 들이고 내 처지를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작으나마 기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영혼의 안식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리라. 언제나 부족함을 느끼는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해 나가야만 할 뿐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활화 되도록 또한 노력해야 하리라. 우리는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의 은혜를 어느 한 순간도 받지 않은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 감사하면서 사는 삶은 언제나 행복을 불러들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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