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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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9.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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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나 살자고 90% 노동자를 팔아먹는 노동운동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교육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조합원들을 만날때가 있다. 같은 노동자끼리 누구는 앞에서 이야기하는 선생님이되고 누구는 학생이 된다. 때론 아이를 가르치는 교육노동자들인 선생님이 거꾸로 학생이 되기도 한다.

머리가 어느정도 허여진 50대 노동자들도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지만 공통적으로 '노동자'란 점에선 다 같기에 교육내용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이렇게 교육이라는 형식으로 조합원들을 만날 때, 꼭 애기하고 넘어가는게 하나있다. '여기계신 여러분들은 선택받은 10%의 노동자들입니다. 헌법상 권리인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수 있는 특권을 가진 10%의 선택받은 노동자들입니다.'하고 하면서 풀어내는 이야긴데, 바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수 없는 90%의 노동자들의 애기다. 많이 알려졌듯이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2% 혹은 13%를 왔다 갔다 한다.

노동조합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노동자에겐 그 자체로서 엄청난 불행이다. 노동조합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높으신 사장님과 노동자 개인이 일대일로 어떤 문제에 대해서 흥정해야 되는 것인데, 간을 육체밖으로 꺼내놓지 않고선 쉬운일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 신생노동조합이든 규모가 크든 작든 노동조합에 속해있다는 것은 노동자에겐 그 자체로서 엄청난 보호장치를 가지고 있는 셈이고, 열명중에 겨우 하나만 그 권리를 가지고 있느니 그야말로 선택받았다는 것이 과장된 표현만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 90%가 노동조합의 문턱 바깥에 있는 가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는 노동법 때문이다. '무노조'로 잘 알려진 삼성도 알고보면 노동조합이 다 존재하고 있다.

다만 삼성의 노조 특징은 그 구성원이 '유령'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 구성원이 유령인지라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수도 없고, 다른 노조를 만들수도 없게 하는 것이 바로 복수노조다.

복수노조금지조항의 문제점은 또 있다. 노조가 내 생각가 일치하지 않을때도 무작정 그 노조의 생각대로 따를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사납금을 올린 노조 위원장의 결정에 대해 어찌해볼 방법이 없었단 한 노동자가 결국 노조위원장을 살해했던 일도 결국 복수노조금지조항의 굴레였던 것이다. 이렇게, 복수노조금지조항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발목잡는 대표적 악법이자 독소조항이기에 ILO(국제노동기구)는 이 조항을 없에라고 수차레 권고해왔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 복수노조금지조항이 없어지는 원년이 되는 해였다. 많은 노동자들은 10년이나 미뤄졌지만, 그렇지만 이 2007년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한국노총은 자신들, 즉 5% 노동자들의 기득권(전임자 임금)을 지키기 위해, 삼성등 자본의 이해(복수노조금지)와 바꿔치는 야합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 야합을 사회적대타협이라며 환호하는 정부도 한심하거니와, 그동안 사사건건 '노조이기주의'라며 거품을 물었던 보수언론의 진짜 5% 노조의 이기주의에 침묵하는 그들도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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