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부산을 향하여’ 대한민국은 ‘세계를 향하여’
세계는 ‘부산을 향하여’ 대한민국은 ‘세계를 향하여’
  • 김명호 <청주보훈지청 복지팀장>
  • 승인 2013.11.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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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명호 <청주보훈지청 복지팀장>

11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우리 국민의 반 이상은 '빼빼로 데이'라고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날에는 특정 과자를 판매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크고 숭고한 뜻이 담겨있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날이자 영연방(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가의 현충일(Memorial Day)이며 미국 제대군인의 날(Veterans Day)로 참전군인의 희생과 헌신에 대하여 추모하는 뜻 깊은 날이다.

또한 6년 전인 2007년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씨는 이런 의미 깊은 날에 세계평화를 위해 6·25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부산 현지시간에 맞춰 동시에 묵념과 추모행사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커트니씨의 제안에 그의 조국인 캐나다는 물론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 주요 6·25참전국이 동참의사를 표현하여 그 해 11월 11일 UN기념공원에서 제1회 추모행사가 열리게 되었다.

그 후 국가보훈처가 행사를 주관하면서 지난해까지 매년 UN참전용사의 재방한 행사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 왔는데 특히 올 해에는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의 유가족을 초청하고 UN참전국 참전협회와 연계하여 국제적인 추모행사로 추진하게 된다.

정전 60주년의 의미를 살린 올 해 추모식은 '부산을 항하여(Turn Toward Busan)'라는 주제로 진행되는데, 6·25전쟁 중 전사한 영국 참전용사 William Ward 이병의 부인으로 평생 남편을 그리워하다 작년에 사망한 배우자를 합장하는 ‘영국 참전용사 배우자 합장식’과 입양되어 키워진 두 아들이 UN기념공원에 안장된 아버지로 인해 재회하게 된 캐나다 참전용사 Andre A. Regimbald 이병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게 된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초청된 30여명의 안장자 유가족들은 지난 7일부터 6박7일간 국립 현충원, 전쟁기념관 및 DMZ 등을 둘러보고, 60년 전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선 눈부신 대한민국을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정부에서는 201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UN참전국에 감사를 표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가졌으며, 정전 60주년인 올 해까지 우리의 전쟁에 기꺼이 참전한 그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다양한 행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상이군경회의 UN참전 전상용사 초청, 전몰군경유족회의 UN참전국 전사자 유족 돕기, 전몰군경 미망인회의 UN참전비 참배 행사 등 보훈단체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은 우리들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의 전쟁에 목숨까지도 바쳤음에도, 11월 11일을 기해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자는 제안조차 우리가 아닌 참전 당사자인 그들이 했음에도, 우리는 그 하루 잠시 머리 숙여 그들을 기억하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것은 아닌지.

이제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만 기억할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하는 그 의미를 되새기자. 11일 오전 11시 우리 모두 부산을 향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사한 UN참전국 젊은이들을 추모하고 감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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