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옷 벗고 행복의 옷 입다
욕심의 옷 벗고 행복의 옷 입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6.09.12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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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사 석혜전 주지스님, 행복하게 사는 법 공개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되는 것이 인생의 법칙입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달려 있지요.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

청원군에 위치한 석문사 주지 석혜전 스님이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을 공개했다.

물질적 집착을 버리고 타인을 위해 마음의 창을 열어두는 것, 그것이 스님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청원군 남일면 어르신 64명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장수사진)을 찍어드린 것도, 오는 16일 남일면사무소 광장에서 800여명의 어르신을 초청해 '제 3회 석문사 경로잔치'를 개최하는 것도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지만, 스님에게는 그 순간들 자체가 행복이라고 귀띔한다.

지난 2004년 석문사로 오기 전 서울 효예종에 머물렀다는 스님이 청원군에 내려와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열게 된 이유는 바로 속세에 계신 어머니때문이다.

스님은 "어머니의 회갑, 칠순 생신을 한 번도 챙겨드리지 못해 비록 속세를 떠난 몸이지만 80세 생신은 꼭 챙겨드리고 싶었다"며 "형제들이 마련한 500만원을 어머니께 드렸더니 불사에 보태라며 내 손에 다시 쥐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생신을 못 챙겨드린 자식들 마음에 응어리진 한을 풀고자 했던 일이 어머니의 덕으로 인해 좋은 일에 쓰여졌다"며 "비록 어머니 생신상은 못차려 드렸지만, 경로잔치를 통해 수많은 어르신들에게 베풀고 있다"고 말했다.

꽃다운 27세때 병명도 모른 채 죽은 목숨처럼 삶을 연명하다 속세를 떠났다는 스님은 덤으로 얻게 된 인생이 너무 소중하고 값지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많은 것을 보지 못하면 손바닥으로 내 눈을 가린것과 같다"며 "하늘 가리고 잠 잘곳 있고, 밥끓여 먹을 솥이 있으니 행복하다"는 스님은 요즘 '미혼모를 위한 위탁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내 손길이 필요해 찾아온 인연이라면 당연히 거둬야 한다"며 "석문사에 울려퍼질 아기 울음소리가 곧 깨우침을 전파하는 자비의 소리와 다를 게 없다"고 말하는 스님의 뒷모습은 지는 노을의 따스함이 속세 모든이의 가슴을 덥혀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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