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안도현
이사를 가려고 아버지가
벽에 걸린 액자를 떼어냈다
바로 그 자리에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가
새것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집에 이사 와서
벽지를 처음 바를 때
그 마음
그 첫 마음,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고
액자 크기만큼 하얗게
남아 있다
# 한때 유행처럼 회자했던 말입니다. 처음처럼.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이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대회사에서 축하의 자리에서 늘 빠지지 않았던 말이었습니다. 이도 조금은 인기가 사그라져 사용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이 말의 크기는 여전합니다. 각자의 그 초심은 무엇이었는지 처음의 기억을 들춰보면 어떤 빛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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