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처음처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10.30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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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안도현
 
                         
 이사를 가려고 아버지가
 벽에 걸린 액자를 떼어냈다
 바로 그 자리에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가
 새것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집에 이사 와서
 벽지를 처음 바를 때
 그 마음
 그 첫 마음,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고
 액자 크기만큼 하얗게
 남아 있다
 
 

 # 한때 유행처럼 회자했던 말입니다. 처음처럼.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이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대회사에서 축하의 자리에서 늘 빠지지 않았던 말이었습니다. 이도 조금은 인기가 사그라져 사용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이 말의 크기는 여전합니다. 각자의 그 초심은 무엇이었는지 처음의 기억을 들춰보면 어떤 빛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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