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시스템 교란… 질병 유발

정태형 <마취통증전문의 청주첨단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염증은 정말 나쁘기만 할까요? 진료실을 찾는 많은 분들은 염증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염증이 생겨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난 것처럼 생각합니다. 합당하지만 모든 염증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염증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알면 몸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익합니다.

염증은 먼저 이로운 염증과 해로운 염증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로운 염증은 우리 몸 안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익한 생리적 반응입니다. 하지만 해로운 염증은 노화를 일으키고 만성 퇴행성 변화를 가져다 주는 반응으로 후자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염증의 해로움입니다.

염증은 이렇게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몸 밖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 작고 큰 외상으로 발생한 내부 손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침입자를 해결하는 면역반응과 손상을 치유하는 재생반응의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들이 엉뚱하게 나타나면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칼에 베이거나 작은 상처가 나면 다친 부위로 처음 몇 시간 동안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이 나고 화끈거리는 작용은 몸의 혈구세포의 작용으로 염증반응을 일으켜 생긴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한참 더 시간이 지나면 손상 받은 조직을 복구하기 위해서 간질세포의 활성으로 조직복구를 위한 세포를 활성화시켜 약 3-4주 정도의 시간 동안 서서히 조직을 복구하는 것이 급성 염증 및 재생반응의 간략한 예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 속에는 끊임없이 미세한 손상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미세 손상은 정상적인 조직에 나타남으로 인해서 염증반응이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비정상적인 작은 염증반응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미세염증 반응은 가장 먼저 혈관을 침범합니다. 그래서 큰 혈관뿐만 아니라 작은 미세혈관, 특히 손과 발의 말초의 혈관들을 노화시키고 변형을 일으켜 혈액순환의 장애를 나타나게 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뇌혈관, 심장혈관 질환의 주범은 바로 이러한 염증반응에서 시작합니다.

염증은 이렇듯 혈관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며, 혈관 안쪽 벽에 염증을 유발합니다. 유발 요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혈관의 탈력성 조절력이 떨어지고 지속적인 고혈압을 유지하며 혈액내에 고지혈증, 고혈당으로 인해서 해로운 염증이 시작됩니다. 혈관의 벽은 더욱 두꺼워지며 단단해집니다. 혈액속의 지방이 침착되고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혈관의 길은 가로막히게 됩니다. 결국에는 조직으로 공급하는 혈류량이 감소하게 됨으로 조직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며 세포의 생성 또는 재생기능이 함께떨어지는 것은 이러한 맥락입니다.

특히 이러한 해로운 염증은 면역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면서 다양한 질병을 일으킵니다.

자신의 몸을 몸 밖의 이물질로 인식해서 발생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생깁니다. 또한 각종 암도 일어납니다. 암 세포는 정상조직 세포와 처음에는 다른 것이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활동하고 사라져야 하는 과정을 면역반응으로 조절하지 못해서 암 세포로 변형된 것입니다. 또한 근육과 인대 등에 발생하는 섬유근염은 각종 섬유근통을 유발하며 알 수 없는 만성피로 증후군을 동반합니다. 또한 각종 관절염을 일으키고 퇴행성 변화를 가져옵니다. 무릎 관절염은 이러한 염증의 하나의 표현형입니다. 심지어 치매와 알츠하이머도 이러한 염증반응 때문에 나타납니다.

이렇듯 염증은 각종 질환과 증상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해로운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줄이는 효과가 가장 강력한 운동과 식이조절은 어쩌면 가장 폭넓은 치료제입니다.

염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건강을 이해하는 중요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