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古代) 곡물의 가치 재발견
고대(古代) 곡물의 가치 재발견
  • 이동재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연구운영팀장>
  • 승인 2013.10.2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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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동재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연구운영팀장>

최근 고대 곡물들이 소비자들의 건강과 웰빙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하여 우리곁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고대 곡물은 현대 교배(육종)작물이 도입되기 전에 매우 광범위하게 재배되었으며, 현대 곡물에 비해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환경적응성이 뛰어난 이점이 있어 전혀 뒤쳐지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고대 곡물중에서 국내외에서의 인기가 높아지는 2종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스펠트 밀’이라고 하는 곡물로 3000년전 고대 이집트를 중심으로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유럽으로 건너왔고, 약 1세기 전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현대 ‘빵밀’에 밀려 생산이 급격히 줄었다.

스펠트 밀은 일반 빵밀과는 달리 밤맛이 나는 등 풍부한 맛이 장점인데, 현재 스위스에서 생산되는 빵의 약 5%가 스펠트 밀로 만들어져 특산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성을 살펴보면 단백질은 계란보다 많은량을 함유하고 있고 지방과 탄수화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스펠트 밀은 시중에 유통되는 빵밀과 달리 알레르기를 가지는 사람에게 특히 권유할 만큼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빵 이외에도 콘플레이트, 햄버거, 스파케티 등에 스펠트 밀을 시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소비자들도 일단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곡물로 ‘퀴노아(QUIN OA)’라는 작물이 있는데, 최근 서울 강남 신세대 주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500g에 1만5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이 퀴노아는 남미 페루가 원산지로 페루어로는 ‘곡물의 어머니’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때는 천대 받던 곡물이었지만 최근 영양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으며 남미의 황금작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퀴노아의 높은 단백질 함량이 모유의 대체 가능한 영양성분을 갖고 있다고 하여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곡식 중 유일하게 나트륨이 없는 완전식품으로 땅에서 자라는 우유로 불린다. 퀴노아는 아이들 몸에 좋은 칼슘, 식이섬유, 단백질, 미네랄이 풍부하고 소화도 잘되어 위에 부담이 없으며 고소한 맛과 톡톡 터지는 재미있는 식감으로 쌀과 섞어 잡곡처럼 밥을 지을수 있어 주부들이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생산성이 낮고, 외국 수입농산물에 밀려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 곡물중에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있다.

‘보리’를 예로 들수 있다. 최근 건강식품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보리는 식이섬유, 비타민 A, C, 칼슘, 칼륨, 철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으로 미국, 일본 등에서 생식 음식재료로 지속적인 소비증가 추세를 보인다. 성인병ㆍ암 예방에 좋은 베타글루칸, 식이섬유, 비타민 B, 기능성 아미노산 GABA 등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기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이처럼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형태에 맞춰 기능성과 안전성이 5천년의 역사동안 입증되어온 조, 수수, 기장 등과 같은 고대 전통 곡물에 대한 새로운 기능성을 밝혀내고 건강 식품으로 재탄생 시킨다면, 조상의 혼과 얼이 담긴 고대 곡물들이 화려하게 귀환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현재 편중되어 있는 곡물 생산 기반을 다양한 종의 곡물로 확대 분산을 통해 안정생산 기반을 확대해온다면 농업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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