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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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9.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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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박 을 석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장 >

해마다 국감철이면 국회의원들은 서울대 진학률을 조사하고 보도자료를 낸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서울대 진학률로 전국의 고등학교를 모두 줄세우겠다는 것인지, 자사고니 특목고니 하는 교육부의 학교정책을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 서울대 나온 국회의원들이 후배들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대한민국의 고교 교육의 표준은 서울대 진학률일까 분명 현실적으로 그렇기는 하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부와 권력의 배분방식 때문이다. 서울대만 들어가면 부와 권력의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셈이다. 서울대 나온 국회의원들만 모여도 개헌정족수가 된다던가

학부모들은 예외 없이 공부를 말하고 성적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정답 찾는 공부시키기 위해 하루 20시간에 가까운 학습을 위해 혹사를 당연시 여긴다. 그러나 이렇게 혹사당하는 아이들이 소위 명문대를 가고 부와 권력을 가지고 정답대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의심이 들 때가 많다. 정답대로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사전에 실린 정답이란 말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정해진 답이라는 뜻의 정답(定答)이 있다. 두 번째로 바른 답이라는 뜻의 정답(正答)이 있다.

우리는 보통 어떤 정답을 가르치는가 그것은 첫 번째 정답이다. 이 답은 시험에 나오는 답이다. 수렴적 사고의 결과로서 정답이다. 주어진 문제의 조건 속에서 가장 알맞은 답이다. 이 경우 거의 답의 개수는 하나이거나 몇 개로 제한되어 있다. 답을 하는 방식도 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2+3의 답은 5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하면서도 종종 놓치는 답이 두 번째 정답이다. 앞선 정답에 비해 비교적 확산적 사고가 적용된다. 가능한 답을 많이 찾아내는 것이 유능함의 표시다. 답을 하는 방식도 약간은 열려 있다. 가령 '하늘색은 뭐지' 라고 물을 때 '노을이 물들 땐, 먹구름이 끼었을 땐, 햇볕이 쨍쨍일 땐, 비 그친 뒤 개였을 땐 등등' 다양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미친 것처럼 학력을 이야기 하고, 정해진 정답 찾기 훈련을 시키고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삶의 장면에서 올바른 답을 얻을까 고민이 들곤 한다. 그것이 조화로운 삶의 길이고, 새 세상을 여는 삶의 힘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를 보내기 위한 정해진 답 찾기 학습혹사로는 결코 삶이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웃기는 말로 '행복은 셀프다'. 서울대 표준으로 우리 아이들이 정답찾기로 혹사당하고 있는 현실이 화나고 눈물난다. 우리 반 아이들이 대학 갈 때쯤이면 우리 교육체제가 바뀔 수 있을까 제발 입시 경쟁시키는 서울대 진학률 발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제발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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