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아돌하문예원, 1회 신동문청소년문학상 시상
딩아돌하문예원, 1회 신동문청소년문학상 시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10.01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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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딩아돌하문예원은 지난달 28일 제1회 신동문청소년문학상 공모전 대상 시상식을 열고 백민정(광주 전남여상 2)학생을 시상했다.

신동문문학제와 함께 열린 시상식에서 백민정 학생은 시 ‘엘레베이터 안에서’로 상장과 1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제1회 신동문 청소년문학상에는 전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했으며, 작품은 시 106명, 산문 28명이 응모해 500여편이 접수됐다.

박영수 딩이돌하문예원 이사장은 “이번 문학제 중심행사로 신동문청소년문학상을 제정한 것을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꿈을 북돋는 시상제도가 너무도 미미한 현실도 감안 했고, 여기에는 시인의 생애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며 청소년문학상 제정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 전남여상 2학년 백민정

 

수천억 개의 내가 달려옵니다

어떤 얼굴을 골라야 할 지 몰라서

무수한 숫자들 사이만 더듬대는

나는 여전히 머뭇거립니다

아흔 아홉 번 째 거울에

엄마의 얼굴이 슥, 비쳐도

 나는 이렇게 살아남을 겁니다

엘리베이터 괴담 같은 건 믿지 않아요

내 배꼽을 누르면 몇 층으로 향하는 지

금방이라도 하혈할 것만 같은 바닥

어쩌면 중력을 견뎌내는 중이고

물구나무 선 것은 내가 아니라

이 세상일지도 모른다는 고민

 

나는 숫자들 사이를 또다시 부유합니다

점자로 된 유전자와 유전자가 만나서

또 다른 나를 만들어 낼 수 있나요

나도 모르게 탯줄이 끊어진다면

추락할까 봐 겁내지는 않기로 합니다

초음파가 한 차례 공기를 훑어내고

CCTV엔 어떤 나의 모습이 찍혔습니까

전등이 아슬아슬하게 깜빡일 때마다

스피커는 한숨을 증폭시킵니다

언젠가 나도 비상벨을 누를 날이 오겠죠

엄마는 오늘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자궁은 계속해서 팽창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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