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현장칼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9.06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멍청이들의 극적 반전
김남균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포스코가 멍청하다." 한국을 방문한 '스웨덴 현장건설노조'(BYGGNADS) 국제국장인 크리스터 발라바라씨가 매일노동뉴수와의 인터뷰 도중에 한 말이다. 그의 인터뷰전문을 인용해보자. "나(크리스터 발라바라)는 노조와 원청이 단체협약을 체결할 경우 득을 보는 것은 원청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에서는 단체협약을 '평화협약'이라고 부른다. 포스코가 똑똑했다면, 공사기간을 두달이나 손해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원청이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 해서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건설현장 내 산업안전 문제등도 크게 줄기때문이다."(매일노동뉴스 3485호에서)

사실 우리사회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하이닉스, 매그나칩 두 거대기업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렇다. 지금까지 두 기업이 하청노조를 무력화하는데 쓴 돈이면 이들 하청노조 100여명의 조합원들을 수십년간 고용하고도 남는 돈이다.(하청노동자들의 년소득이 고작 2천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기타 비용을 포함하여 이들 100여명을 고용하는데 1년이면 30억이면 충분하다.) 발리바라씨가 이 사실을 알면 뭐라했을까! '멍청이들!'이라는 표현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았을 듯 싶다.

지난주, 통계청은 2005년 GDP(국내총샌산)를 발표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우리나라와 세계 주요국가의 통계자료를 비교한 통계로 본 세계속의 한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나라의 GDP는 전년보다 15.7% 증가한 7875억달러로 11위인 브라 질(7961억달러) 다음으로 많다는 것이다.

미화 1달러를 950원으로 환산해보면 대략 750조원 되는 금액이다. 이 통계가 발표되고 난뒤에 주요 신문들은 한국의 GDP 규모가 전년보다 두계단이나 하락한 점을 집중부각했다. 한국경제가 계속해서 후퇴하고 있다는 것과 그 책임을 현 정권에 덧씌우는 그런 내용들이 주류였다.

그러나, 잘 보면 간과한 것, 아니 의도적으로 배제된 것이 있다. 하나는, 전년대비 15%이상 증가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 이게 정말 중요한건데 이렇게 경제규모가 커지더라도 노동자들에게는 혜택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년(2005년) 노동자 임금총액이 342조원이었다. 이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노동소득분배율이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97년 62%에서 2002년 58.2%, 이제는 40%대로 떨어졌다.

여기서 '멍청이들의 반전'이 일어난다. 발라바르씨가 멍청이라고 했던 그들(포스코, 혹은 자본, 혹은 기업)은 멍청이 같은 행동을 통해서 사실은 '손실'이 아니라 '엄청난 이득'을 챙겨갔던 것이다. 개별기업에서 잠시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노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 그래소 부를 자본과 기업 독점하는 진짜 승리자가 된 것이다. 오늘도 노동자의 고임금과 노조를 비판하는 사람들이여, 한번 생각해보자! 누가 멍청이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