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치료중심에서 질병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건강보험, 치료중심에서 질병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 황명구 <행동하는복지연합 위원>
  • 승인 2013.09.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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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황명구 <행동하는복지연합 위원>

잘 아는 지인의 부인은 월 7만원씩 내고 탁구장에서 운동을 하고 월 4회 산악회에서 8만원씩 내고 산행을 한다. 또 청주 무심천에 만들어진 걷기도로에서 3일에 한번 정도 걷기를 한다. 집에서 걸어서 40분 거리인 육거리 재래시장으로 차를 타지 않고 시장을 보고, 여성 갱년기로 인한 퇴행성 관절 예방으로 월 10만원치의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하여 복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근래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이외에는 병원간 기억이 없다고 한다. 직장인 남편은 건강보험료를 월 15만원 낸다.

그 부부는 매월 질병치료 대비 비용 15만원,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소요되는 비용 25만원 등 총40만원을 건강관리 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결국 부인은 철저한 자기 건강관리로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보험료 인상억제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얼마전 세법 개정안으로 시끌시끌 하더니 건강보험료를 올린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정말 열받는 소리이다. 급속한 저출산과 노인인구 증가, 고혈압·당뇨 등의 만성질환이 많아지는 질병구조로의 변화로 당장 나가는 진료비는 많아지는데 거둬들이는 보험료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여 재정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란다.

원인은 질병을 미리 예방하여 진료비를 나가지 않게 해야 함에도 ‘치료중심의 건강보험 사후 약방문 정책’ 때문으로 볼수 있다. 보험재정을 무작정 보험료 인상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과연 건강보험료 인상을 최소화시키고 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그러자면 우선, 치료중심의 건강보험 정책을, 맞춤형 건강증진을 통한 질병예방 정책으로의 패러다임을 하루빨리 전환해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에는 일생동안 받은 건강검진 결과, 각종 질병상태 기록, 약 복용기록 등 건강관련 ‘빅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을 국민 개개인들에게 맞춤형으로 가공하여 제공하면, 데이터에 맞춰 자기 몸 상태에 맞는 좀 더 과학적인 맞춤형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질병을 좀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건강관리 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건강보험료도 덜 내어 가계에 보탬도 되는 일석이조가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건강관리를 잘해서 일년에 한번도 병원을 가지 않은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줘서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요즘 급증하는 당뇨병환자를 보자. 혈당관리가 안되어 매일 고가의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는 본인도 고생이지만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손실을 낸다. 이런 환자가 운동과 식이요법을 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인슐린 치료에서 벗어난다면 비싼 치료가 줄어들어 건강재정을 크게 절약될 것이다. 당사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증진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패러다임을 전환 한다면 많은 정책적 묘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이 된다.

현재 우리 사회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기고 있지만 병원신세 지지 않고 스스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건강수명’은 약 68세이다. 인생 후반 약12년이상의 긴 세월을 ‘환자’로서 부담을 지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나이 들수록 질병의 운명은 피할 수 없지만 과학의 발달로 수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 간격을 메우는 의료비용은 ‘건강보험’의 몫이다. 그래서 보험재정이 계속 불안한 것이다. 보험재정 안정을 위해서 이제 하루빨리 건강보험의 패러다임을 치료 중심에서 예방·증진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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