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아이들 사회 적응력 쑥쑥~
다문화가정 아이들 사회 적응력 쑥쑥~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3.09.05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외국어高 봉사동아리 글로벌 봉사단
유·초등학생 17명 대상

1대 1 멘토링 시스템 운영

국어·모국어 등 지도 교육

“가, 갸, 거, 겨, 고, 교…”“가지는 보라색이야. 우리 몸에 아주 좋은 성분이 있어.”

매주 토요일 청주 외국어고등학교(교장 강상무) 외국어전용교실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다.

청주외국어고등학교 봉사동아리 글로벌 봉사단(부장 조소현)은 매주 토요일 청주 시내 다문화 가정 유·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 교육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창단된 글로벌 봉사단은 현재 22명이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봉사단원은 장금선·강지연·김예원·최민주·전현주(3학년), 송영은·조소현·박상수·박영재·홍수진·신영현·김민국·이나현(2학년), 안은지·한종원·신상아·홍진권·안은채·김민하·김태욱·오주현·홍진서·김다솜·조은빈(1학년) 등이다.

글로벌 봉사단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외국어고라는 특성을 살려 우리말 교육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모국어(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영어)를 교육해 지역사회 속에서 소외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봉사단원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17명으로, 중학교 1학년부터 6살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참여학생들은 외고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이거나 거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봉사단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50분까지 국어, 영어, 기타 외국어 등을 3교시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다문화 가정 자녀 1명과 외고 봉사단원 1명이 짝을 이뤄 1대1 멘토링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7살 어린이를 맡은 멘토(스승) 학생은 화이트 보드에 가, 갸, 거, 겨 등 낱말을 쓰며 한글을 지도하며, 글을 읽지 못하는 6살 어린이를 멘티(제자)로 둔 학생은 A4 종이에 그려놓은 가지, 호박, 오이, 자동차 등의 그림을 일일이 설명하며 생김새와 맛을 설명해 준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학년을 맡은 학생들은 솔로몬의 논술 동화를 읽어주며 줄거리와 주제 등을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보낸다.

글로벌 봉사단 이나현 양(2학년·러시아어과)은 “지난주 알려준 내용을 학생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봉사활동에서 지도하는 내용이 알파벳, 단어, 문법 등을 알려주는 기초단계라 학업에 지장을 주기보다 오히려 어린이들을 지도하며 배우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봉사단은 1학년과 2학년이 짝을 이뤄 활동한다. 3학년은 수업자료와 지도 내용, 교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글로벌 봉사단은 1년 동안 수업 외에 홈메이킹 스낵파티, 여름캠프, 도서관 체험활동, 연 만들기 및 날리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지난 7월에는 멘티 학생 12명이 참여한 가운데 물 박물관을 다녀왔다.

박영재군(2학년·중국어과)은 “동아리 활동을 하기 전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해 불쌍하고 잘살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다 같은 사람이고 뛰어놀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둔 학생을 지난해 지도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1년 동안 생활하면서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청주외국어고 국제부장 주미아 교사는 “학생 스스로 규정을 만들고 신입생을 선발해 글로벌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봉사는 누가 시켜서 할수 있는 일도 아니고 지난 5년 동안 선배들이 해왔던 것처럼 현재 단원들도 스스로 교재를 만들고 아이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해 가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사회 적응력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