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과 소지섭이 전하는 과학 소식이라면?
이종석과 소지섭이 전하는 과학 소식이라면?
  •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 승인 2013.09.0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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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박소영 교사 (충주 성남초)

한풀 꺾인 더위와 함께 개학을 맞이했다. 한동안 떠나 있어서인지 어색하고도 반가운 표정들이다. 전담시간이라 다소 가벼운 개학인사로 안부를 물었다. 더워서 혹은 학원 다니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는 등 방학이 너무 짧다는 등 어리광 섞인 투정으로 교실이 금방 시끌벅적해졌다.

녀석들! 첫 시간부터 수업하기는 싫은 모양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학이야기, 뭐가 있을까? 그때 한 학생이 드라마 이야기로 삼천포로 향하는 길을 텄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주연 이종석)’, ‘주군의 태양(주연 소지섭)’과 같은 드라마가 거론되자마자 ‘꺄악’하고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럴 때면, 사춘기 소녀들의 감성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 드라마들의 주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 다른 사람이 쉽게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신비함! 이런 호기심과 신비스러움을 지난 여름방학 동안 화제가 되었던 별(V1647) 탄생 장면 포착이라든가 유성우(雨)와 같은 화제에서 찾지 못함이 과학담당 교사로서 씁쓸하기도 하다.

이왕 삼천포로 빠진 김에 나의 여름방학 연수(천문, 천체망원경, 로켓 연수) 이야기에 방학 동안에 있었던 과학이슈를 살짝 얹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8월 말 유럽남부천문대는 칠레천문대 ALMA 망원경을 이용해 촬영한 아기별 HH46/47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별의 탄생 장면이 관측된 곳은 오리온자리(V1647)로 명명된 별로 태양을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별은 무려 지구로부터 1300광년 떨어진 맥넬리 성운에 위치해 있으며, 가스와 구름으로 이루어진 원시성으로 강력한 폭발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V1647는 주위를 둘러싼 원반 모양 가스층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태양과 같은 별이 되려면 앞으로도 수 백만 년 동안 현재 방식으로 성장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중순에도 별똥별 우주쇼 소식으로 매스컴이 떠들썩했었다. 유성(流星)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던 작은 돌이나 얼음 덩어리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면서 불타버리는 현상이다.

이번에 나타난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원인도 130년 주기로 태양을 도는 스위프트 터틀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불타며 들어온 것이다. 최고조에 달하는 ‘유성우(유성이 비처럼 떨어짐) 현상’을 볼 수 있다던 지난 13일 새벽, 11살짜리 아들을 깨워 아파트 공원에 나가 유성을 기다렸다.

30여 분 동안 희미한 빛줄기 달랑 1개를 봤을 뿐이었지만, 이번 여름방학을 통틀어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수업시간의 반을 소비하긴 했으나 영상과 함께 들려준 나의 여름이야기에 아이들의 눈빛은 유성보다 더 초롱초롱 빛났다. 만약 학생들에게 ‘이종석이 들려주는 아기별 탄생이야기’, ‘소지섭이 본 유성이야기’와 같은 테마로 과학소식을 전한다면 별빛보다 더 반짝거리는 눈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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