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 주철희 <청주 제자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3.09.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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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주철희 <청주 제자교회 담임목사>

지난 8월5일부터 10일까지 4박 6일간 제가 목회하는 교회의 청년들과 청소년들 23명이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베트남에 선교사로 파송 받아 사역하고 있는 친구 목사님이 2001년부터 하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과 우리 교회가 창립 기념으로 건축한 자매교회 방문을 목적으로 한 선교여행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 NGO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 선교사는 지난 1995년부터 메콩 삼각주 지역의 하나인 빈롱성 지역에서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사랑의 집짓기입니다.

이 지역의 주민이 살고 있는 집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야자 잎을 엮어 지붕을 삼고 또 벽으로 삼아 비를 막고 맨 땅위에 낡은 침상을 두고 지내는 작은 집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야자 잎으로 엮어 만든 지붕에서 비가 새고 온난화 현상으로 물이 차면 때로 집안에 물이 들어와 진흙탕이 됩니다. 그런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워 하던 중 지방 정부의 요청으로 시작된 일입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역으로 지금까지 1700여 가정에 한국의 뜻있는 교회와 기관들이 비용을 담당하고 수고하여 집을 지어 선물했습니다.

이번에 우리 교회에서도 오전에 한 채 오후에 한 채씩 두 가정에 새로운 집을 지어 선물하고 또 송아지 한 마리씩을 선물해 자활의 희망을 주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도 한 때는 그들처럼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6·25 전쟁 후에 그 상황은 가장 심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은 물론이고, 모든 생필품이 귀할 때였습니다.

그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로 미국 교회에서 보낸 구호품 옷가지들이 전해졌는데 한 교우가 커다란 코트 한 벌을 받았답니다. 그분은 이 옷을 입을 만한 사람이 자기 집에는 없고 마침 목사님 아들이 키가 크고 몸에 맞을 것 같아 목사님 가정에 이 옷을 드렸습니다. 목사님 가정에서 그 옷을 받아서 보니 안주머니가 실로 꿰매져 있는데 그 안에 무언가 만져지더랍니다. 궁금하여 꿰매어진 실을 뜯어보니 그 안에 영어로 된 편지가 있더랍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이 옷을 받은 사람이 혹 자녀를 공부시킬 뜻이 있으면 적어 준 주소로 편지를 보내면 자신의 가정에서 그 아이를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목사님 아들은 이 가정에 편지를 보냈고 그 가정은 정말 편지의 내용대로 목사님 아들을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주었고 그 결과 목사님 아들은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고 귀국해 한국에서 대학교수가 됐습니다.

우리는 빚진 자입니다. 빚이란 다른 것이 아닌 사랑의 빚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어렵고 힘들 때 미국의 교회와 성도들로 부터 이런 사랑과 은혜를 입었습니다.

우리도 사랑의 빚을 갚는 뜻에서 어려운 베트남 사람들에게 사랑의 집을 지어드리고 작은 사랑을 나누자는 뜻에서 사랑의 집짓기를 할 때 참 기쁘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늘의 한국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선망하고 감탄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지난 날 원조 받는 나라에서 이제는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유일한 나라라고 칭송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20:35)고 말씀합니다. 또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 (마10:8)는 말씀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난한 시절에 외국으로 부터 받은 사랑과 도움이 많았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받은 은혜와 사랑을 다른 이에게 되돌려주는 나라, 어렵고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고 베풀 줄 아는 국민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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