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가족같이(?)… 씁쓸한 주공
서민을 가족같이(?)… 씁쓸한 주공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3.09.01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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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일언
“엄마 우리 집은 언제 따뜻한 물이 나와요”

제천시 하소동 주공3단지에 살고 있는 7살 아이는 30대 엄마에 이렇게 질문했다.

30대 주부는 아이의 질문에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온수가 언제 공급될지 자신도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주공3단지 온수가 끊긴지 40여일이 다 되간다.

주공 측의 대답은 한결같다.“추석전까지는 나올 것”이라고. 이같은 성의 없는 대답에 입주민들의 불만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주공3단지의 현실은 참담하다.

갓난아기를 씻기기 위해 매일 가스 불에 물을 데우는 주부, 찬물에 샤워하다 열흘 넘게 감기를 달고 사는 초등학생, 수일 째 씻지 못한 몸이 불편한 노인까지.

‘서민을 가족같이’ 생각한다던 주공에게 푸대접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이렇듯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의 외침에도 주공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서민 위에 군림하는 공기업의 모습이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보여줘야 한다.

주공의 ‘서민홀대론’에 성난 민심은 이제 지역정치인들에게 향하고 있다. 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던 국회의원 및 시장, 도의원, 시의원들조차 관심이 없다. 아니,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서민들의 마음을 제일 먼저 이해하고 애환을 같이 해 줄 것이라 믿었던 현 정치인들에게 외면당했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민다.

과연 이 아파트가 서민 아파트가 아닌 고급 아파트였다면, 정치인들의 반응이 어땠을까? 궁금하다. 

작은 것 하나 채워주지 못하는 게 제천지역 정치인들의 현주소다. 서민들을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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