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 ‘뭘’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 ‘뭘’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3.08.25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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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막이 올랐다.

충북도와 충주시가 철저하게 준비한 만큼 벌써부터 국내외 조정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역대 대회에 비해 여러면에서 출중하다.

우선 대회 규모부터가 다르다.

이번 대회에는 75개국에서 194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그것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총회에만 참여하는 7개 국가를 포함하면 총 참가국은 82개국이 된다.

그동안 역대 최대로 분류됐던 2011년 슬로베니아 대회의 68개국에 비하면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참가국면에서 세계 최대가 됐다.

이뿐만 아니다. 매트 스미스 FISA(국제조정연맹)사무총장은 개막 하루전에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경기 시설을 갖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어 기쁘다”며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감히 세계 최고이며 경기장을 찾은 외국 선수단과 관광객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사실 탄금호 조정경기장은 1000억원 정도가 투입된 세계 최고의 시설로 꾸며졌다. 전체 코스 길이가 2250m로 정규 레인 2000m를 진행하고도 여유 있게 설계됐다.

통제실, 심판실, 방송실 등을 갖춘 피니시타워와 의료·도핑센터와 회의장 등으로 활용되는 마리나센터, 보트 하우스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선보인 2.4㎞에 달하는 중계도로는 이곳 경기장만의 명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주 대회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당연히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선두권임을 과시할 수 있는 실체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대 어느 대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을 충주 대회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개막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이다.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역사상 전무후무할 일이 아닌가.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스포츠는 평화와 발전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며 “모두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지만 우리는 하나의 인류로서 가난, 질병, 환경파괴 등 인류 공통의 도전을 함께 헤쳐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이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 모두가 이미 우승자”라고 했다.

이렇게 보면 충주 대회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도 세계적으로 뽐낼만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정부는 급수 낮은 대회로 치부해 아쉬움이 크다.

대회 개막식에 대통령 참석이 불가피하게 어려웠다면 국무총리는 참석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고사하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불참했다. 물론 안정행정부 장관과 문체부 차관이 참석했지만 세계적인 인사를 초청해놓고 정작 국내 주요인사들은 대거 불참한 꼴이다.

급수 낮은 세계대회였다고 해도 최소한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국무총리는 참석했어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부 측에서 반기문 총장 역시 어려운 걸음을 했다는 것을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이 같은 정부의 무관심에 대해 지역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포츠 외교, 스포츠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멍석을 펴 놓으면 이런저런 핑계로 축제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정부가 원망스럽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전날 있었던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지난 6개월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4년 6개월을 내다보면서 “세계인이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국정운영의 각오를 피력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덧없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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