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씨
수박씨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3.08.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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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무더운 여름이다. 원흥이생태공원을 지속가능발전교육연수 때문에 한 바퀴 돌았는데 땀이 나서 위에 입은 셔츠가 다 젖었다. 푹푹 찐다. 다시 강의실로 돌아와서 앉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한편으로 전력이 모자란다고 하는데 내일도 무사히….

집에 돌아오는 도중에 나무 밑 걸상에 앉아서 더위를 피하시는 어른들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한 수박을 잘라서 한 입씩 물고 더위를 달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르신이 권하는 한 조각의 수박이 더욱 달게 느껴졌다.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바닥을 보니 수박씨가 널려 있었다. 누군가 수박을 먹고 씨를 버린 것이다. 수박씨를 먹고 버리는 것은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개인의 취향이다. 그러나 반대로 수박이라는 식물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열심히 광합성을 해 열매를 만들고 잘 익어서 사람들이 먹었는데 씨를 그냥 버리면 수박의 목적은 없어진 것이다.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 것이지만 열매의 중요성은 없어진 것이다.

수박씨를 잘 옮겨주기 위해 수박씨는 어떻게 진화하여 왔을까?

생물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손을 남기는 것이다. 다음 대에 자손이 잘 살아가는 것이다. 다음 대를 위해 씨는 유전자를 전달해주는 경로인 것이다. 씨를 먹은 동물에게 좋은 점을 주지 않는다면 절대로 씨를 먹지 않을 것이다. 종족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으면 종이 존재하지 않는다. 수박씨는 소화효소에 의하여 소화되지 않는다. 소화되면 절대로 안 된다.

장을 튼튼하게 하고 숙변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물론 섬유소를 먹어서 숙변을 제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식물의 씨는 장의 운동에 절대로 부담을 주지 않고 숙변을 제거할 수 있다. 부드럽게 이동하고 장을 마사지할 수 있다. 수박이나 참외의 씨는 반드시 절대로 씹지 말고 먹어야 한다. 장이 튼튼해지고 식물이 동물에게 주는 해택을 받아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에 만들어진 진화의 결과이다.

진화는 미래를 예측하는 변화이다. 지구온난화로 올해의 여름은 더욱 더운 것 같다. 아마도 우리의 진화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는 추세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진화의 방향을 역행하는 것은 그 개체의 없어짐을 뜻한다.

여름에 많은 열매들이 나오는 것은 인간에게 비타민을 비롯해 많은 영양물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반대로 식물 자체가 살아가기 위한 투쟁인 것이다. 포도의 영양물질이 껍질에 많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까?

동물이 포도를 먹어야하기 때문인 것이다. 껍질을 먹어야 하는 것이 오랜 기간 진화의 결과이다. 물론 씨도 먹어야 한다. 깨물어 먹어서는 안 된다. 자연법칙의 위반이다. 시원하게 수박을 한 입 물고 시원함을 달래는 어르들은 씨를 버리지 않는다. 어린 애들은 씨를 아무 곳에나 버린다. 무슨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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