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봉사할 수 있어 위대하다
인간은 봉사할 수 있어 위대하다
  •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3.08.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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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엄갑도 <전 충청북도중앙도서관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20일에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식 하루 전인 2009년 1월 19일에 그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미국 10대 청소년들의 보호시설중의 하나인 응급 쉼터 사샤 브루스 하우스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페인트 칠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그날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들 앞에서 그는 “인간은 봉사 할 수 있어 위대하다”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남을 위한 봉사란 아무리 미약한 것일지라도 아름답다. 남을 위하여 자신의 시간과 재능,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늘 존경해 왔다. 그런 나에게 요즈음 우리 천수 테니스 클럽에서 회원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즐거워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

우리 테니스 클럽인 천수회는 35명의 남녀회원이 40대에서부터 70대에 걸쳐 있고,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개성 또한 다양하다. 하늘이 허락하는 한 사시사철 아침마다 한두 시간씩 테니스를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특히 요즈음 토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는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시작하여 거의 하루 종일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데 공휴일 때는 아침식사가 문제였다. 밖에 나가 식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그때마다 식사 경비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계속해서 운동이 이어지지를 않았다. 이런 불편이 한 사람의 헌신적인 봉사로 해결되었다. 우리 테니스회 장석태 총무가 그 주인공이다. 모두가 맡기 싫어하는 총무직을 자원하다시피하면서 맡은 그는 공휴일이면 아침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와 국을 끓이고 밥을 지어 테니스 회원 모두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취사도구 및 시설도 설치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 재료비야 회원경비에서 충당하지만 벌써 2년째 이런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 회원 모두는 감사하면서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음식 솜씨도 뛰어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식당이라도 하나 차리라고 회원들이 농을 할 정도다.

그 덕택으로 테니스장 분위기는 항상 화기애애하다. 설거지 등은 회원들이 거들면서 매사가 서로 협조적이다. 테니스장에서 종종 있는 말다툼도 없어졌다. 항상 웃음꽃이 피는 활기찬 테니스장이 되었다.

한때 서울에서 잘 나가는 사기업체에서 본부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아 왕성한 직장 생활을 하다 정년퇴직 후 고향인 청주에서 학원까지 운영한 경력을 가진 인재로 이제 60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애쓰는 것이 보기에 민망하고 미안하고 안쓰러워 회원들이 이제 그만 둘 것을 권고하기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때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테니스를 너무 좋아하고, 또 회원들에게 내 작은 노력을 보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아 달라.”고.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생기는 뿌듯함과 그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 이것이야말로 마약처럼 자원봉사의 세계에 빠지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누군가는 이 세상 구석 한 모퉁이라도 밝히려 애쓰면서 살아가는데 우리 모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부끄러운 삶이 될까. 아무리 미약한 봉사일지라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실천한다면 내 인생을 위해, 이 세상을 위해 조금씩 아름다워 지는 가치 있는 삶이되리라.

오늘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인간은 봉사 할 수 있어 위대하다.”란 유명한 말이 생각남은 웬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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