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한 세상에서 탈출하자.
꿉꿉한 세상에서 탈출하자.
  •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 승인 2013.08.01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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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아마 2013년 소형가전제품 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것이 제습기일 것이다. 2012년에 비해 매출신장이 200%를 넘게 기록한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한반도 중부지역에서는 작년에 비해 500% 이상 제습기가 팔렸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제습기가 불티나게 팔린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3가지 정도로 압축해 보면 첫째로는 예년에 비해 길어진 장마로 인해 습도가 높은 환경이 지속됐으며, 둘째로 국가전력이 부족해 전력을 아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셋째로 제습기를 실제 사용했을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무지에서 나타났으리라 판단된다.

올여름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저녁이 되면 매우 습해지는 것을 경험해 본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공기가 가질 수 있는 총 수증기량이 변함에 따라 습도가 변하기 때문인데, 이점을 조금 풀어서 이야기해 보자.

습도는 공기가 가질 수 있는 총 수증기량으로 현재 공기가 가지고 있는 수증기량을 나눠준 값으로 습도가 높다고 해서 공기가 수증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예를 들어보면 한낮에 온도가 35℃일 때 공기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은 약 38g/㎥이다. 만약 현재 공기 중에 수증기가 28g/㎥ 정도 있다면 습도는 73.6% 정도를 나타낼 것이다. 저녁이 되어 태양이 지면서 대기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공기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이 적어지게 된다.

사람은 땀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하게 되는데, 배출된 땀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기 위해 체온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체온이 조절된다. 하지만 공기 중에 습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증발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더욱 습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공기 중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에어컨을 사용하거나 제습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집에서 제습을 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첫째는 실리카겔과 염화칼슘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미 제습제로 널리 사용되는 실리카겔을 구입해 습도가 높은 옷장이나 신발장 등에 넣어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염화칼슘을 이용하는 방법은 500㎖정도 크기의 페트병을 반으로 잘라 마개가 있는 부분을 부직포로 막은 후 마개를 남겨진 반에 넣고 염화칼슘을 채우게 되면 훌륭한 제습도구로 탄생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1.5ℓ나 2ℓ의 페트병에 약 70% 정도의 물을 담아 냉동실에 얼리는 것이다. 이렇게 얼린 페트병을 꺼내 집안 곳곳에 플라스틱 받침을 바쳐 내어두게 되면 차가운 페트병 위로 다량의 물방울이 맺히게 되어 집안 공기의 수증기량을 줄여주어 습도를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 비싼 전기료를 감수해가며 제습을 하는 것보다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재활용이 가능하고 전기가 들지 않는 제습방법을 사용하면 가정의 경제에 보탬이 되고, 국가의 전력난에도 도움이 되는 민주시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실행해 꿉꿉한 일상에서 탈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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