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 켜는 습관이 곧 선진 교통문화
전조등 켜는 습관이 곧 선진 교통문화
  • 윤왕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 승인 2013.07.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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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윤왕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

사람이 오가거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 모두를 일컬어 교통이라고 하며, 그 교통의 공간을 '길'이라고 한다. 길은 땅위의 도로뿐만 아니고 물 길, 하늘 길처럼 공간적 통로의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한살이를 의미하는 「인생 길」이나 「군인의 길」처럼 도리와 규범을 의미하는 철학적 함의를 갖기도 한다.

우리의 도로는 식민치하에서 수탈물의 이동과 병참로로 활용하기 위하여 일제가 만든 신작로를 시작으로 1960년대 들어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IBRD, ADB 차관을 이용한 도로건설에 본격 착수하여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현재 총연장 10만㎞에 포장률이 100%에 가까운 도로망을 확보하였다.

잘 갖추어진 도로망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든 초석이 되었고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작년에만 교통사고로 전국에서 539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충남북 관내에서만 7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보완해야 할 과제를 남기기도 하였다.

이는 이웃인 일본에 비해 4배, OECD 가입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 아직도 선진국들에 비하여 많이 뒤떨어지는 수준으로서 우리의 경제수준에도 불구하고 교통질서나 교통안전 수준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통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인재이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가짐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줄여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정부에서는 국민 생활 안전에 중점을 두고 식품안전과 더불어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를 역점 추진하고 있다. 도로관리청인 우리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도 교통의 관리를 담당하는 관할 지방경찰청과 교통사고 줄이기 협약을 체결하고 경찰청, 교통공단 등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실무추진팀을 구성하여 교통사고 사망자를 10% 이상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는 사고발생 지점에 대한 전수조사를 거쳐 사고 잦은 곳 개선 사업에 383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졸음쉼터와 보행자 도로 확충에도 5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관내 교통사고의 37%(260명)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마을 진입로와 횡단보도에 야간 식별이 가능한 투광기를 설치해 나가는 등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 확충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중이다.

특히,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교량, 터널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여 우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대비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 6월 9일 새벽 박달재 터널내에서 30명이 탄 관광버스 화재사고가 있었으나 터널 근무자와 유관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교통사고는 개인의 생명은 물론 가정을 파괴하는 주범이며, 예고없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질병보다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도적·행정적 노력과 더불어 질서를 준수하고 양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선진 교통문화의 정착, 그것은 남부터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우리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크게 생각하지 말고 당장 전조등을 켜고 운전하는 습관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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