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교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유종렬 <한국교총교권 119위원>
  • 승인 2013.07.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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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종렬 <한국교총교권 119위원>

선생님에게 얻어맞았으면서도 또 그 선생님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세대 입장에서 요즘 학교의 상황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인한 전면 체벌금지로 아이들의 빗나간 행동이 위험수위를 넘어도 마땅히 지도할 방법이 없어 많은 교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교총이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 3천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교사의 96.9%가 “수업 중 문제 학생을 발견해도 일부러 회피하고 무시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교사들은 “뉴스에 보도되는 교실붕괴 상황은 일부일 뿐이라며 강한 교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 지경” 이라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교사들은 ‘때리려면 때려라. 우리는 신고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학생 앞에서 ‘내가 왜 교사가 되었나?’ 하는 자괴감까지 든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등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여 ‘엎드려뻗치기’, ‘운동장돌기’ 같은 간접체벌까지 제한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에서는 체벌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해 달라는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문제 학생을 교장실로 데리고 가면 교장이 학생과 상담한 뒤 상호이해 하에 훈육봉으로 체벌을 가한다고 한다.

학원강사가 학생을 체벌하면 학부모들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이해 하지만, 만약 교사가 학생을 때리고 나무라면 “왜 우리 아이를 혼내느냐” 며 항의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심지어는 교육청에 진정을 내기도 한다. 이게 지금 우리 사회 분위기다.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있어 왔다.‘군사부일체’ 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고 하였으며 교직을 ‘성직’ 이라고까지 하였다.

스승을 항상 존경하고 스승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에서 ‘스승의 날’ 까지 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우리 교육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연이은 교권관련 사건으로 교원의 사기와 권위가 추락하고 학교공동체가 와해되고 학교의 기본질서와 사제 관계마저 무너지는 등 학교교육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다.

문득 언젠가 읽었던 이야기 한토막이 떠 오른다.고관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자기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인줄 알았다.모든 사람이 자기 아버지 앞에서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자랐으니 그럴 법도 하였다. 당연히 학교 선생님 알기를 우습게 알았고 학교에서의 생활은 개망나니 생활일 수밖에 없었으며 아이는 자꾸만 비뚤어져 가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집으로 담임선생님을 초청했다. 담임선생님이 초인종을 누르자 아버지는 맨발로 뛰어나가서 선생님을 맞아들였다.그리고 담임선생님을 상좌에 모시고 지극히 공경하며 대접했다.이것을 본 아들은 이 세상에서 자기 아버지가 제일 높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높은 사람이 바로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는 코웃음을 치며 따르지 않던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게 되었고 나중에는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인물로 자라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결코 선생님들은 자기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지 않는다.바르게 자라기를 염원하고 한 사람의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친다. 지금까지 교사들이 너무 권위주의적이었다는 문제는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화기능을 수행하는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강제적인 권위는 필요하다고 본다.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코 교권은 선생님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학부모님의 자녀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교권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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