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문제,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지역 환경문제,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 최명회 <녹색충주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
  • 승인 2013.06.23 2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최명회 <녹색충주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

6월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올해 장마는 지난해보다 12일, 평년보다는 1주일이나 빨리 그것도 중부지방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이렇게 장마가 중부지방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지난 81년 이후 32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이는 모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와 날씨변화의 결과이다. 기후변화란 북극지역이나 태평양한복판처럼 인공시설물들이 전혀 없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격한 온난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자연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인간의 생활환경까지 변화를 가져다준다. 과일의 주산지가 점점 북상하고 있고, 한라산의 고산식물인 구상나무·한라솜다리의 분포 영역이 정상으로 계속 후퇴하며 줄어드는 대신 이를 야금야금 점령하며 올라가고 있는 것은 소나무·억새·제주조릿대 등 온대성 식물들 이라고 한다.

얼마전 초ㆍ중ㆍ고 교사들로 구성된(사)한국교사식물연구회는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 꽃>을 주제로 식물사진 전시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가시연꽃, 개병풍, 노랑붓꽃, 둥근잎 꿩의 비름, 애기등, 찼ㆎ둥굴레, 털개불알꽃 등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과 지구온난화 등에 의해 사라져가는 우리 꽃들이 전시되었다. 우리 자생식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최근 여주 남한강변이 멸종위기식물인 찼ㆎ둥굴레의 대량 서식지로 확인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찼ㆎ둥글레 하면 우리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에 있는 비내길의 찼ㆎ둥굴레 군락지를 빼놓을 수 없다.

비내길은 충주시에서 앙성면에 조성한 걷기 길이다. 철새, 갈대 등 테마가 있고 친환경적으로 조성되었다 하여 걷고싶은 녹색길 베스트 10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지역의 한 환경단체에서 비내길의 찼ㆎ둥굴레가 훼손되었다고 계속 문제를 삼자 마침내 앙성면 지역 직능단체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비내길을 조사한 전문가 의견에는 찼ㆎ둥글레는 땅속으로 최대 1M 깊이에 위치하며 보통 40Cm~50Cm깊이에서 자라고 뿌리에 의한 영양번식이 주를 이룬다는 것, 군락지 인근을 지나는 판석포장은 찼ㆎ둥글레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는데도 환경단체가 자신의 보도자료를 통해 “충주시가 찼ㆎ둥굴레 군락지를 뭉개버렸다”, “멸종위기종 군락지 짓밟은 비내길 조성은 범죄적 행위”라는 등 충주시가 무지막지한 불법행위를 벌인 것으로 주장함으로써 명품 비내길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합리적이고도 공동적인 발전을 위해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멸종위기종 보호라는 원론적 주장을 계속하는 환경단체와 지역의 우수한 자연환경자원을 명소화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입장 차이가 이번에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찼ㆎ둥굴레 군락지가 점점 확산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기후 영향 등으로 식생분포가 변화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멸종위기 보호종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연환경 변화 뿐만 아니라 사회가 발전하고 풍족해 질수록 환경에 대한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대응책은 여럿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참에 지역 환경단체의 네트워크 형성을 제안해 본다. 지역에서 발생되는 환경문제를 가지고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관심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생각해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