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
덥다 더워!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3.06.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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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해수욕장도 개장하고 여름은 여름인 것 같다.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 아침부터 선풍기가 돌아간다. 체육시간 뒤에는 학생들의 시큼한 땀냄새가 교실을 메운다. 머리를 수돗가에서 감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기까지 하다. 점심 먹고 나면 나른하고 졸립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고 수업에 열중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다행히 오후에는 에어컨이 작동되어서 사막의 오아시스에 온 느낌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몇 개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하지 않아 이번 여름은 더욱 덥게 느껴진다. 뉴스에서 전력난에 관심경보가 발령되는 등 에너지에 대한 경각심을 세우기 위하여 노력이다. 이 위기를 잘 넘겨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블랙아웃이 되면 학교마저도 정전이 된다고 하니 학생들이 얼마나 더운 시간에 공부를 하여야 하는지…. 정온동물의 어려움이 느껴진다.

겨울에는 추워서 온도를 높이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좀 온도조절을 쉽게 할 수 있으려니 생각하는 찰라에 다시 온도를 낮추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정온동물의 슬픔이다. 양서류와 같은 변온동물은 온도에 맞추어 살아가면 된다. 온도가 높아지면 몸의 온도를 낮추지 않고 그늘에서 움직이지 않으며, 온도가 낮아져 행동하기 편리할 때 움직이면 된다. 다시 온도가 낮아지면 대사율을 낮추어 잠을 자거나 그 시간을 지나서 온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래서 코모도스 왕도마뱀이 살고 있는 섬에서는 오후에 산에 가면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 오후의 온도가 코모도스 왕도마뱀이 활동하는 온도에 맞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더 유리한가 먹이를 찾기 위하여 정온을 유지해야 하는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하여 변온을 선택하여야 하는가 조류이상은 모두 정온이다. 더운 여름에 온도를 조절하는데 많은 힘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여름은 항상 온다. 해수욕장과 계곡의 시원함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이다. 덥기 때문에 온도조절이 잘 되는 곳의 매력은 크다. 이 더위를 좀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온도차이에 의한 대류현상은 일어난다. 창문을 모두 열어야 한다. 최대한의 대류현상을 이용해야 한다. 교실속의 온도가 높으면 교실에 있는 공기가 밖으로 나가고 밖에 있던 낮은 온도의 공기가 안쪽으로 들어오기 마련이다. 또 최대한으로 같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는 에너지의 발산을 줄여야 한다. 그 에너지가 주위의 온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대화하며 천천히 행동하고…. 그러나 학생들은 오늘도 복도가 달리기 장이다. 즐겁고 재미있게 얼굴에 땀을 흘리면서 빠른 속력으로 이동한다. 온도조절을 그만큼 잘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듯이.

한편으로는 더 더워지는데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천진난만한 저들의 얼굴에 정온동물이기 때문에 이 더위를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진화적인 결과를 보는 듯 해서 마음이 나쁘지는 않다. 오랜 세월 진화의 결과에 의하여 만들어진 항상성은 우리들이 행동하는데 많음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우월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교무실에 들어온 학생에게 수박 한조각을 건네준 선생님의 답례에 밝은 미소로 답하는 모습이 정겹다. 더워도 잘 지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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