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유형검사
성격유형검사
  •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13.06.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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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학 박사·충북도교육청 장학사>

상담심리를 공부하는 과정과 대학상담소에 근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의 문제였다. ‘나는 왜 이럴까’ ‘남들은 모두 잘 적응하고 잘 살아가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나…’ ‘내 성격은 왜 이럴까?’ 등등

수녀이자 심리학자인 심혜숙 교수는 미국 유학생활 중 죽음을 생각했다.

자기에 대한 문제로 아마 위에 제시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울로 인한 자살의 문턱에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성격유형검사)를 만났고 그것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심교수가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깨달은 것은 ‘다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고유의 색깔이 있다는 것, 타인은 나와 같지 않다는 것, 나는 나로서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인 검사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알고 느끼게 된 것이었다.

1993년 서강대학교에서 처음 그분을 만나 MBTI에 푹 빠졌다. 그리고 필자 또한 나를 나로서 존중하고 상대를 상대방 그자체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힘이 조금 길러졌다.

Catherine Briggs는 자서전 연구를 통해 인간의 개인차를 연구하던 중 Jung의 심리유형이론을 접한 뒤 Jung의 이론에 입각하여 개인의 차를 유추해 낼 수 있는 심리적 도구를 만들기 위해 각 개인의 성격적 특성을 20여년간 관찰하였다.

그리고 그의 딸이인 Isabel Myers의 지속적인 연구 끝에 MBTI가 탄생하게 됐다.

융의 이론에 따르면 각 개인은 선천적으로 선호(preference)경향을 타고 난다. 융은 인간이 자신의 선천적 경향을 알고 활용할 때 심리적 쾌적감이 따른다고 보았다. 지금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자, 지금 연필을 쥐고 오른손으로 자기 이름을 2~3번 쓰고 왼손으로 2~3번 쓴 후 비교해 보라.

자신의 선천적 경향을 거슬러 가야 하는 상황속에서 오랫동안 살아갈 때 심리적 탈진감이 찾아든다. 이것은 마치 선천적으로 오른손잡이가 왼손을 써야 하는 것과 같이 서툴고, 어색하고, 왼손을 쓰고 있다는 의식을 많이 하게 되는 것과 같다. 즉, 자연스럽지 못하고 의식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심리적인 에너지의 소모가 많아진다. 심리적 에너지가 많을수록 탈진감은 높아진다.

인간은 자기의 타고난 방향을 따라 익숙하게 살아갈 때 그 반대 방향 역시 개발할 수 있다. 즉, 자기가 선호하는 경향 뿐 아니라 묻혀있는 것도 개발하여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30년을 나비만 연구한 명망있는 노교수가 연구실에서 나비를 뚫어지게 처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홀연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났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노교수는 결코 나비만 연구하는 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니었다. 대대로 교수집안 속에서 살았기에 자신도 연구하는 교수가 된 것이다. 자기의 선천적 경향과 거스런 삶을 사는 동안 그분의 심리적 탈진감은 30년 동안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리고 그날 결국 자기를 찾아 떠난 것이다. 너무 늦지는 않았을까? 자기를 찾아 떠난 그분….

지금 나는 나의 선천적 경향성데로 살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내가 누구인지 혼동스러워진다. 더 늦기 전에 다시 1993년으로 돌아가 MBTI를 해볼 요량이다. 그리고 독자님들에게도 꼭 건하고 싶다. 과학적인 검사와 객관적인 테이터를 가지고 자기를 찾는 기회를 가져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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