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 유종렬 <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 승인 2013.06.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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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이혼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혼한 인구 중 과반수 이상은 자녀가 있는데 자녀가 있는 가운데서의 이혼은 당연히 한부모 가정의 증가로 이어지게 마련이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성년자 자살의 63%, 가출 및 노숙 청소년의 90%, 행동장애아의 80%, 고교중퇴자들의 71%가 결손가정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혼이 아이에게 남기는 상처가 가히 파괴적인 수준이다.

미국 교육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갈등과 이혼은 자녀 학업성취도의 가장 정확한 예측 인자이며 자녀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할지, 장차 빈곤층으로 살아갈지 부유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녀가 얼마나 자주 병원에 갈 지와 상관관계가 높고, 자녀의 평균수명 및 자녀 결혼생활의 질과 상관관계가 아주 높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혼은 3대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부모들은 맞지 않는 배우자와 으르렁거리며 불행하게 사느니 차라리 갈라서고 각자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하지만, 그로인한 후유증은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이 된다.

부모의 갈등을 목격하는 것은 아이에게 심각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고 한다. 생명을 유지하는 뇌간 쪽으로 자꾸 피가 가기 때문에, 언어발달, 정서발달, 신체발달, 사회성 발달이 모두 지연된다고 한다.

이혼율 세계 최고로 반세기를 지나온 미국학생들의 학력이 천문학적인 교육투자에도 불구하고 왜 늘 OECD 국가 중 하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부모의 갈등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대개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하며, 학교생활도 잘하지 못한다. 학습에 집중하지 못해 성적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 교육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성적, 학업성취도, 지각, 결석, 자퇴의 가장 큰 예측 요인은 부모의 불화와 이혼이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부모의 이혼은 자녀가 훗날 빈곤층으로 살아갈지 여부를 예측해 준다는 연구결과이다. 부모가 이혼하면 적지 않은 자녀들이 방황하게 되고, 방황하면서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흔하다. 이런 아이들 중 약 20%가 최하층으로 전락해 불행한 삶을 산다고 한다. 부모의 직업,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말이다.

부부를 보면 아이의 행복이 보인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아이는 부모의 관계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부부사이가 좋아서 집안분위기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면 아이는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반면, 부부사이가 좋지 않으면 아이는 늘 불안하다.

부부가 얼마나 화목하게 지내느냐, 또 얼마나 갈등하고 서로 미워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정서상태가 달라진다.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아이들은 명랑하고, 너그럽고, 여유 있고, 잘 웃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다. 반대로 정서적으로 빈곤한 아이들은 짜증이 많고, 우울하고, 불안하고, 비판적이고, 화를 잘 내거나 잘 운다.

부부사이가 나빠서 배우자는 포기하더라도 자식에게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싶어 하는 부모가 많다. 부부싸움의 최대 피해자는 부부가 아니라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잘하려는 노력보다 부부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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