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얼마나 행복한가?
요즘 아이들 얼마나 행복한가?
  • 유종렬 <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 승인 2013.06.0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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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10대는 아프다.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이 아프니 사회도 아프다. 학부모는 괴롭고, 교사는 힘들다.

지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아프다. 어르신들은 준비되지 않은 노후로 인한 빈곤 때문에 힘들고, 장년층은 자녀 교육 및 결혼과 부모 부양 부담으로 힘들다. 3040세대는 맞벌이에 따른 자녀 양육과 비싼 집값 때문에 힘들고, 20대 젊은이는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든 현실에 부닥쳐 고민한다.

예전에는 아이를 낳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부모의 역할을 했다고 여겼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 주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나머지는 아이 스스로 알아서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 끝이 없다. 아이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학습 매니저 역할도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정서적, 인격적으로 모자람이 없도록 각종 체험 학습과 인성교육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요즘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돈, 시간, 노력 그 무엇이든 아낌없이 투자한다. 기본적인 의식주만 겨우 해결해 주었던 예전의 부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녀를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도 어찌 된 일인지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보도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우리 아이들의 자살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0년 1019세 청소년 자살자는 353명으로 하루 평균 1명씩 자살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1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여러 지역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살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집에서도 스트레스, 학교에서도 스트레스, 학원에서나 친구들과 있을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를 잘하나 못하나, 예쁘나 미우나, 잘사나 못사나 다들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고 있다.

스트레스는 어른에게도 위협적이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스트레스를 흡수하기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격성 행동이나 도피성 행동을 하기 쉽다. 컵에 물이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는 물을 한 숟가락만 추가해도 넘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참 뛰어 놀고도 남아도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을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 가두어 두니 사춘기는 스치는 바람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데 훨훨 날아갈 에너지를 가진 십대들을 새장 속에 가두어 두니 새장 안에서 다른 새들을 물고 뜯고 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핸드폰도 사주고, 메이커 옷도 사주고, 게임기도 사주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준다. 부족한 사랑을 온통 물질로 채워주는 것이다.

어른들이 보여주고 가르치는 사회는 약자에 대한 배려도 없고 패자에게 아량도 없는 승자독식의 무한 경쟁사회이다. 그래서 어쩌면 학교폭력은 결국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한 번쯤 집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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