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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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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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역할과 사명
언론의 청렴도 하면 핀란드 언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 각국의 언론자유도 발표에 따르면 핀란드는 조사대상 139개국 가운데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도'와 '청렴도'가 높았다. 핀란드의 인구는 적지만 정기 간행물 수가 2600여종에 이르고, 전체 발행부수는 1800여만부나 된다고 한다. 핀란드의 언론은 권력의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동안 신문을 읽는 시민들은 국가와 언론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있다.

헬싱키에 '시노마'라는 신문사가 있는데 그 신문사는 기자들이 촌지를 절대로 받지 않는다. 또한 기자는 신문사로부터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철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그 곳 기자들은 양심과 사실에 입각한 보도만을 함으로써 세계의 청렴도 1위를 차지한 배경이 된 것이다. 핀란드 언론은 해마다 세무당국이 발표하는 고위 공직자나 부호(富豪), 탤런트나 스포츠 스타 등의 재산변동 내역을 철저히 공개 검증한다. 이렇게 신문의 공정한 보도와 자율성 보장 그리고 양심과 사실에 입각한 보도로 핀란드를 세계에서 부정부패가 없는 나라로 많든 비결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언론은 어떠한가. 지난해 모신문사가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빌미로 출마예상자로부터 금품을 요구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었고, 충북도교육청과 충주시청 촌지수수 사건은 아직도 관·언유착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는 동양일보가 게재한 '공직사회 불법불감증 만연'이라는 기사가 공무원노조를 악의적이고 음해성의 보도행태가 있다고 유감의 뜻과 함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뒤돌아 보건대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몇년 전 도청을 비롯한 시·군에는 기자실을 무료로 제공하였다. 그 공간속에서 기관장과 기자들 간에 밀실의 장소로 전락한 것이 사실이었다.

비판성 기사가 보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매일 실·과장들로 하여금 돌아가며 군정 홍보한다는 명목 하에 점심접대, 그리고 심지어는 술대접까지 하고 명절로는 촌지가 오고가는 등 이러한 것들이 마치 당연시되는 것인 양 기자들 모시기()에 급급했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공무원노조에서는 2002년 시·군 전체 기자실 폐쇄운동을 추진하였고, 현재는 도청을 비롯한 일부 시·군만이 아직도 존치하고 있다. 충북지역 2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2006년 지역사회개혁을 위한 10대과제 가운데 하나로 '개혁적인 지역 언론육성을 위한 언론개혁운동'을 선정하고 기자실 폐지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현재 도내에서는 전국에서 유례없는 자주관리 기업으로 노동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우진교통'과 지난해 광복절에 창간한 '충청타임즈'가 있다.

언론이 지난 과거를 통철하게 반성하고, 사주에게 간섭받지 않는 자율성, 기자들의 양심과 사실에 입각한 보도, 보수의 현실화를 구현해 나간다면 분명히 우리도 핀란드의 명성을 이룩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다.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사건을 다룬 MBC PD수첩의 소신 있고 용기 있는 보도에 찬사를 보낸다. '언론이 감시자 역할을 다할 때 투명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언론자유는 부정부패를 없애주고 청렴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한 핀란드의 어느 기자가 말한 이야기가 언론인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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