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허리디스크
  • 정태형 <청추첨단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 승인 2013.05.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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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운동·재활·비수술적치료 통해 먼저 접근

정태형 <청추첨단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진료실에 40대의 젊은 여자분이 골반을 부여잡고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겨우 들어옵니다. 평소에도 간헐적으로 허리통증이 있었지만 간단한 약물처방과 휴식으로 통증을 넘겨오신 분입니다. 며칠 전 무리하게 운동을 한 뒤로 한쪽 다리가 심하게 절이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어 내원하신 분으로 MRI에서 ‘추간판 탈출증’ 즉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고 저에게 오신 분이였습니다. 이 환자는 증상이 심한 분들 중에 한 분이셨지만 많은 분들이 하지로 내려가는 방사통으로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호소하시고, 상식적으로 잘 알려진 허리디스크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허리 디스크라는 일상적인 용어는 의학적으로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불러야 정확합니다.

허리 디스크, 즉 추간판은 탄력성과 유연성이 있어서 허리에 가해지는 내부 또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를 지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추간판에는 원래 신경의 분포가 적어 그 자체로 유발되는 통증은 크지 않지만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주변 신경을 누르기 시작하면서 임상적으로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추간판은 수핵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핵은 젤리처럼 부드러운 성분이며, 수핵의 주위를 띠 모양으로 감싸 수핵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 섬유륜입니다.

또한 허리에는 추간판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 앞쪽과 뒤쪽으로 튼튼하게 지지하고 있지만 충격을 받거나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동작을 지속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 뒤쪽 막이 파열되어 디스크가 밀려나오게 됩니다.

즉, 추간판 탈출증이란 이러한 수핵을 감싸고 있는 섬유륜이 파열되면서 수핵이 탈출되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근을 압박, 신경을 누르면서 발생되는 엉덩이, 다리, 발가락까지 전기가 오는 듯한 저린감과 통증을 유발하는 병입니다.

특히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취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추간판 탈출증 또한 그 원인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다른 관절들과 마찬가지로 허리도 척추 불안정증의 일부로서 생각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추간판이 문제가 되어 증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척추 불안정증입니다. 관절의 정상적인 움직임 범위를 넘어서서 유연성이라는 보편적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한 채 헐렁거리는 상태는 모든 병의 시작입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불안정증이 추간판에 가해지는 비정상적인 압력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손상된 추간판이 재생하도록 돕지 못하는 상태가 추간판 탈출증의 가장 정확한 원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모든 추간판 탈출증이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입니다.

즉 영상학적으로 추간판 탈출증이 보인다고 해서 임상적인 증상과 합당한 연관성은 보편적인 상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별로 증상이 없는 일상인들에게도 대개 추간판 탈출증이 있게 마련이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이 살기도 하며, 설령 증상이 있지만 전형적인 추간판 탈출에 의한 증상과 연관성이 있지 않은 상태로 다른 원인에 의해서 고통받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무조건 영상학적인 검사에서 추간판 탈출증이 보인다고 이것만을 해결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임상적으로 연관성이 깊은 추간판 탈출증이 보인다고 무조건 절제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많은 정상적인 사람들도 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스스로 치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또는 진행성의 운동마비가 보이는 응급 또는 불량한 예후의 경우 이외에는 신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운동치료 및 재활치료와 함께 비수술적인 치료를 통해서 먼저 접근하는 것이 가장 온전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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