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는 무슨…
‘살인진드기’는 무슨…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3.05.26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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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이른바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으로 인해 전국이 난리다.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살인 진드기 때문에 등산도 접었다” 하고 또 어떤사람은“농사를 짓는 부모님이 걱정이다”고 한다. 골프장은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올레길을 찾는 발길도 끊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 만큼 국민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SFTS의 원인이 되는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이중 극히 일부인 0.5% 이하만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한다. 바이러스 보유량이나 개인 면역상태에 따라 감염확률은 더 낮아지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린다고 모두가 감염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환자 대부분은 증상에 따른 의료진의 내과적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대부분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살인진드기’라고 불리며 전국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물리면 죽는다고도 하고 야외 활동을 하면 안된다고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작은소참진드기 가운데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경우는 1000마리 중 5마리 정도인 0.5%에 불과해 일반 해독 곤충매개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일각에서는 ‘살인’을 강조하면서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영어권에서 ‘killer tick’으로 불려지는데서 ‘살인 진드기’로 불려지는 듯 하다는 것이 중론인데 너무 피해와 두려움이 과장돼 있어 염려다. 물론 현재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만큼 특별히 주의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라는 신종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는 두 종류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재 ‘살인진드기’로 불리며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있는 작은소참진드기이다. 암컷이 수컷보다 약간 커 3㎜ 정도이고 수컷은 1~2㎜로 야외에서는 육안으로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풀숲 등에 있다가 쥐나 고양이 등 야생동물에 달라붙어 피를 빨며 번식을 한다. 암컷은 피를 빨면 몸집이 엄청나게 불어나 10㎜까지 커진다. 5월부터 8월까지 주로 활동한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들에 감염률이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진드기’공포는 지나친 호들갑이라고 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우리나라에 아주 먼 옛날부터 있어온 진드기인데도 마치 최근에 새로 생겨난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진드기에 물리게 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치사율 등 그 피해현상이 너무 과장돼 있다고 한다. SFTS의 치사율은 6%선으로 20~30%에 이르는 일본뇌염에 비해 크게 낮다는 것이 병리학적 검증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름에 일본뇌염에 대한 위험성을 알면서도 모기에 물리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보다 SFTS는 더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인 진드기가 무서워 야외 활동을 못하거나 산과 숲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다만 유의사항을 숙지하고 활동하면 된다. 이를 감안하면 ‘살인’ 또는 ‘치명적’ 이라는 등의 단어가 사용되며 필요 이상으로 진드기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됐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살인진드기’라며 전국이 떠들썩한데도 보건당국의 초기대응은 어정쩡했다. 필요이상의 국민 동요를 우려해서라는 것이 그 이유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미한 동요를 염려해서 움츠린 결과가 큰 동요를 일으킨 꼴이 됐다.

정부가 초기에 사실 은폐없이 “별것 아니나 이것만큼은 조심해야 한다”는 야외활동 수칙 정도를 발표하고 대처했다면 이 정도의 난리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정부의 역할 아닌가. 고단한 국민들을 쓸데없이 더욱 고단하게 만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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